합동분향소 적막감
대부분 팽목항으로
참사 3주기 준비 등
단원고 차분한 표정
▲ 세월호 인양이 진행된 23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정부합동분향소에서 유족들과 추모객들이 세월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세월호 참사 3년. 어둡고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시는 3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미수습자의 귀환을 고대하고 있었다.

이날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내 합동분향소는 적막감이 흘렀다.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 대부분이 팽목항으로 미수습자를 만나러 떠났기 때문이다.

안산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2014년 4월29일 문을 연 뒤 지난달까지 64만2025명이 방문하고, 일일 100여명이 다녀갔다.

이날은 유가족들은 떠났지만 이른시간에 30여명의 시민이 분향소를 찾았다.

이날 오후 3시, 세월호 참사로 250명의 학생과 12명의 교사를 잃은 안산 단원고에는 벌써 3년째 주인을 기다리는 미수습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학교는 미수습된 고(故) 남현철·박영인군·조은화·하다윤 학생과 고창석·양승진 교사의 시신 수습을 바라며 교장실 한켠에 이들이 사용했던 책·걸상 유품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미수습된 학생들의 책걸상은 지난해 '기억교실'로 옮겨 갔지만, 주인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을 함부로 옮길 수 없다는 미수습자 가족들에 반대로 6명의 물품은 아직 학교에 남아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던 초콜릿과 과자, 음료가 놓인 책상에는 가족들이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보이는 형형색색의 꽃이 풍성했다.

한 시민이 조은화 양에게 "무심코 바라본 시계가 4시16분에 멈춰 있네요. 그 날에 멈춰 있네요. 은화 양과 친구들, 선생님들까지 모두 돌아올 때 저 시계도 움직일 것만 같아요"라며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 테니, 기다리고 있을 테니꼭 돌아와요. 진실이 온전하게 드러났을 때 슬픔과 위로의 눈물을 흘릴 거에요"라는 글을 남겼다.

단원고는 이날 "교내 분위기는 차분한 상태이고,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미수습 학생 6명의 수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안산시 교육지원청 내에 있는 단원고 기억교실의 시계는 2014년 4월16일로 멈춰있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지 1073일째,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멈춘 세월호의 시계가 제대로 가기를 기원하고 있다.

/ 안산=안병선·이상권·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