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진 사회부 기자

 

인천 옹진군 어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어족자원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봄 꽃게가 잡히지 않으면서 망연자실했다.

가을철 상황도 비슷하다. 다가오는 겨울 또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겨울철 주요 수입원인 굴이 3년 동안 폐사되고 있어서다. 고수온 탓으로 굴이 자라지 않거나 자라더라도 손가락 반 마디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겉으로 온전해 보이는 굴을 열어보면 속이 텅텅 비어있기 마련이다.
특히 인천지역 대표 굴 생산지인 자월·승봉·영흥·덕적 등은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자월도는 과거부터 자연산 굴이 많이 자라는 섬이다. 이를 증명하듯 섬 곳곳에는 굴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주민들이 굴부리 또는 굴뿌리라고 부르는 곳은 자연산 굴밭으로 굴이 많이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젠 그 지칭이 무색하다.

실제로 굴 어획량은 줄고 있다. 옹진군에 따르면 자월·승봉·영흥·덕적 등의 굴 어획량은 2016년 9만4860㎏이었지만 작년 8만2143㎏으로 13.4% 감소했다. 굴 어획량은 줄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어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처음엔 온난화 영향으로 수온이 올라 굴이 잘 자라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해가 갈수록 굴은 자라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현재 어민들은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에 장기 노출되면서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전소가 설비 고장을 막기 위해 발전기 등에 물을 뿌리고 바다에 버리는 따뜻한 물이 온배수다.
어민들은 영흥화력 측에 원인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영흥화력은 올해 온배수 배출로 인한 어족자원 피해를 조사하는 용역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피해 지역 어민들과 함께 조사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온배수가 1년 동안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피해 상황이 있다면 보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온배수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폭넓은 조사와 피해 조사까지 이뤄져야 할 것이다. 3년 동안 어민들이 받은 피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