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극우세력의 패착

 

 

 

"정부 간에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고 국민 교류가 방해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이런 때이므로 국민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멋쩍은 표정으로 발언한 내용이다.

질문은 이랬다. "한일 관계가 악화가 인적 교류에 영향을 미치고 불매운동을 유발하기도 하는 것을 어떻게 타개할 것이냐"는 물음이었다.

일본 국민은 어떤가.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 직원들은 한글로 '홋카이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입국자를 맞이했으며 지역 특산품인 멜론 젤리 등이 든 선물 꾸러미를 나눠주느라 바빴다. 홋카이도 구시로 시에서는 한글로 환영의 글을 쓴 현수막을 들고 한국인 여행객을 맞이하는 일도 있었다. 아사히카와 공항에서도 한국에서 온 여행객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면서 한국 관광객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일본 아베 총리와 그 추종세력이 경제침략 한 달여 만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최근 전범 기업에 대한 우리 사법부의 판결을 부정하는 한편 아베 정권의 우경화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얄팍한 속셈에서 경제침략이라는 행태를 자행했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우리 국민과 일본 국민 모두 '노 아베'를 외치면서 아베 총리와 그 추종들이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면서 아베 무리들이 당황한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베를 지원사격 하던 일본 보수언론들도 슬그머니 돌아선 논조를 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부산과 규슈를 잇는 쾌속선 이용객이 감소했고 대한항공은 한국과 일본을 잇는 6개 노선의 운항을 휴업 또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규슈나 홋카이도의 관광 관계자로부터 비명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아베의 외교 정책을 일본의 저명한 언론인이 신랄하게 비판했다. 아베 외교는 비서관하고만 상의하는 '관저 외교'이며 '생각 없이 행동한 뒤 우는 아이 같다'는 표현까지 동원됐다.

언론인 다카노 하지메(高野孟·75)씨는 지난 8일 일간지 닛칸겐다이에 '전략 부재로 성과 없이… 유치함에 박차를 가하는 관저 외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를 맹비판했다.

다카노씨는 아베 외교에 대해 "한마디로 전략 부재"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합의를 쌓아가는 끈기가 없다. 트럼프와 골프를 치거나 푸틴과 온천욕을 하면 어떻게든 될 것 아니냐는 식의 무섭게 유치한 발상 밖에 갖지 않는다"는 평가를 전했다.

다카노씨는 아베 총리가 거듭된 외교 실패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타개하려고 했다고 썼다. 하지만 이마저 패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북일 정상회담을 실현하려면 한국과 긴밀히 지내야하는데 이 길을 스스로 차버린 꼴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생각 없이 행동부터 하는 아이 같다"고 표현했다.

이번에는 일본과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를 정리하는 계기로 삼자. 후손에게 부강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 주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고, 지금부터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