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체감 안전 … '300만 인구다운 경찰 몸집' 갖춰야

 

 

강력사건 발생 수 적은데

초등생 살인사건 등 경악

체감 안전도 순위 최하위

인구 급증 치안수요 늘어

경찰 조직은 미치지 못해


범죄는 사회현상이다. 아예 없애면 좋겠지만 근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다.

이 범죄가 '인천'이라는 도시와 만났을 때, 위험성과 공포는 한층 과장된다. 마치 강력범죄가 유독 인천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제 전체 범죄에서 인천이 차지하는 몫을 과장하지도, 애써 축소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만 볼 필요가 있다. 범죄 발생을 최소화하거나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하는 치안 대책은 언제나 시급한 문제다. 이 대책을 마련하려면 '범죄 현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

객관적으로 인천을 바라봐야 만는 시점이다.


▲ 강력사건, 다른지역 보다 적어

지난해 인천지방경찰청에서 수사에 나선 살인 관련 사건은 모두 35건이다. 6대 광역시 가운데 부산(61건), 대구(46건)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어 대전 22건, 울산 17건, 광주 9건이다. 인천보다 인구수가 높은 부산은 그렇다고 쳐도 우리보다 50만명 적은 대구보다도 인천은 살인 사건 숫자가 낮게 나타났다.

인천에서 살인 사건은 최근 크게 준 상황이다. 2012년 50건, 2013년 39건, 2014년 50건, 2015년 51건, 2016년 48건에서 2017년 35건으로 떨어졌다.

6대 광역시 2012~2017년 5년 새 살인 사건 감소폭을 보면 광주가 66.7%(27건→9건)로 가장 컸고 인천 30.0%(50→35건), 대전 29.0%(31→22건), 울산 26.1%(23건→17건), 부산 23.8%(80건→61건) 순이다. 대구만 39.4%(33건→46건)로 오히려 증가세다.

살인을 포함해 강도, 절도, 폭력 등 강력 범죄에서 인천은 폭력 사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역에서 숫자가 줄었다. 우선, 강도 사건은 2012년 134건에서 2017년 73건으로 5년 새 4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절도는 1만360건에서 9190건으로 11.3% 떨어졌다.

폭력은 1만7269건에서 1만9386건으로 12.3% 늘었다.

올해 10월 말 기준 인천 5대 범죄 (살인, 강도, 강간·추행, 절도, 폭력) 검거율은 전국 평균 79.7%보다 4.6%p 높은 84.3%로 전국 2위다. 성범죄 검거율도 5년 연속 100% 초과 달성했다.

▲ 떠들썩한 사건에 체감안전도 '꼴찌'

경찰청이 올해 상반기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체감안전도를 조사했더니 인천경찰청은 70.5점(100점 만점)을 기록해 울산경찰청과 함께 공동 꼴찌를 했다. 79점으로 1위를 기록한 전남경찰청과 9점 차이다. 다음으로 강원경찰청과 전북경찰청이 각각 75.5점으로 2위, 3위는 경북경찰청(75.2점)이다.

인천경찰청 올해 상반기 체감안전도 점수는 지난해 하반기 71.5점보다 1점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순위에선 지난해 12위에서 4계단이나 떨어졌다.

인천경찰청은 2015년 상반기 전국 4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하반기 13위, 2016년 상반기 10위, 지난해 상반기 14위, 같은 해 하반기 12위 등 해마다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엔 지난해 3월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항소심 공판이 계속 보도되는 등 전 국민이 경악할 만한 강력 사건이 이어지며 인천 시민 체감안전도를 하락시켰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 인천 치안 체감 높이려면, 300만급 몸집 갖춰야

인천지역 112 신고는 2012년 62만7534건에서 2017년 120만2374건으로 5년 동안 무려 2배 가까이 늘었다. 6대 광역시 모두 같은 기간 112 신고가 늘고는 있지만 인천과 같은 증가세는 전국적으로도 보기 힘든 경우다
. 인천은 광역시 중에서 인구 증가세가 가장 뚜렷한 도시다.

문제는 인구 급증에 따라 치안 수요도 늘고 있는데 경찰 조직 확대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재 부산청은 16과 60계 15개 경찰서 체계인데 반해 인천청은 13과 52계 10개 경찰서를 갖추고 있다. 경찰 인력도 부산청은 8791명, 인천은 6081명으로 격차가 크다.

전국 17개 지방청에서 담당 인구로 따지면 4위에 해당하는 인천경찰이지만 고위직 대접도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한 분위기다. 최근 몇 년 새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 승진에서 인천경찰청은 매번 제외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인천지방경찰청 얘기를 들어보면 지난 2014년 12월 정승용(경찰대 1기) 당시 인천청 보안과장 이후 인천에선 4년째 경무관 승진 소식이 없다. 바로 아래 계급인 총경 승진 인사에서도 인천 몫은 크지 않다. 지난 5년간 인천에서 모두 총경으로 13명이 승진하는 동안, 부산은 28명, 대구는 18명이나 됐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