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의 변화, 그리고 미래 ④]
▲ 민선 7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산하 평화통일특구특별위원회는 4일 오전 경기테크노밸리 R&DB센터에서 '통일경제특구를 포함한 경기북부 마스터플랜을 위한 내외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제공=경기도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관계가 급진전하면서 경기도의 접경지역 현안인 '통일경제특구' 조성이 한반도 평화와 새성장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남과 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해 있는 최북단 지역인 경기 북부는 지정학적 특성상 남북협력의 전진기지로서 지역발전과 더불어 한반도 중심 위상 회복을 향한 재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통일경제특구는 남북의 경제협력을 촉진하고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접경지역에 설치하는 경제특별구역이다.


▲통일경제특구 단일화

이미 20대 국회에서도 파주, 연천, 고양 등 도내 지역 국회의원들은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다.
현재 통일경제특구법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으로, 통일부가 중심이 된 통일경제특구추진 공동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이들 법안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제특구 지정문제는 국토부 소관인데 통일과 연관되면 통일부와 업무가 중첩되고 여기에 세금 감면 문제가 얽혀 있어 기획재정부와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외교통일위원회 소위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도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통일경제특구) 6개 법안에 대한 통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 8개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 대안입법의 핵심은 '원스톱 인허가제' 도입이다. 인허가 의제 제도를 적용해 부처별로 갖고 있는 인허가권 남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구 입주 허가 하나 받는 것만으로 나머지 각종 인허가, 특허, 지정 등의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다.

입주 기업 범위에 대해서도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는 남북 경협기업 또는 북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 및 그 연관기업을 우선으로 하되, 외국 기업들도 한반도 평화라는 '콘셉트'에 부합하면 입주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특구를 어디로 지정할 것인지가 문제다.
파주만 해도 '제2의 개성공단'을 건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연천·동두천은 DMZ 생태관광과 경제특구의 연계를 주장하고 있다. 강원 고성군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동해안선 연결을 내세우며 특구 지정을 요구하는 등 각축전이 심한 상황이다.


▲경기 접경지역 지자체, 통일 중심지 포부

지난해 '통일경제특구' 구상안을 내논 파주시는 '2030 파주도시기본계획'을 경기도로부터 승인받았다. 기본계획에는 경기북부지역의 다른 지자체보다 통일브랜드·통일 이슈를 선점하고자 DMZ(비무장지대) 세계평화도시 조성, 남북교류 협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통일경제특구 실현 등의 내용을 담았다.

남한의 기술과 북한의 인력을 활용해 상호 비교우위 분야에 대한 유기적 결합 등을 위해 남북경제 협력단지와 남북교류 거점도시 등 2가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남북경제협력단지계획을 보면 IT 중심 연관 지식기반산업과 개성공단 연관산업, 물류산업 등을 특화하도록 했다. 파주LCD 클러스터 조성을 개성공단과 연계해 남북교류 첨단산업벨트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남북교류 거점도시 구상으로는 접경도시 개념의 남북교류 협력도시를 건설, 통일에 대비 대북교류 협력 행정, 과학기술전 수 및 연수, 산업물류 관련 시설 유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고양시는 2015년부터 JDS(장항동·대화동·송포동)지구와 연계한 '평화통일경제특구'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다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프로젝트'도 추진해 남북 경제협력과 평화적 북핵문제 해결에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은 일산테크노밸리·청년 스마트타운·방송 영상문화콘텐츠 밸리·한류 월드 테마파크·킨텍스 제3전시장 조성 등이고 연계 사업은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대곡역세권 등이다.

이와 함께 경의선 및 GTX,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복합환승센터, 물류·유통 중심의 대곡역세권 등과 연결하고 특히 프로젝트와 방송영상 분야 경쟁력을 더해 '4차 산업'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구축한다.

'통일한국심장 Miracle 연천' 슬로건을 내건 연천군은 '남북교류협력지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남북교류 협력기금 조성, 대북지원 양묘사업, 통일평생교육특구 지정, 남북유소년축구대회 개최 등 통일을 대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연천은 접근성 향상을 위해 경원선전철연장(동두천~연천역)사업을 2019년까지 완공하고 국도3호선(연천~신탄리) 확·포장공사, 국도3호선(상패~청산) 대체 우회도로 개설, 국도37호(적성~전곡) 확·포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일터와 삶터가 공존하는 경제기반 마련을 위해 2020년까지 1188억원을 투자해 약 60만㎡ 규모의 연천BIX(은통산업단지)와 첨단신소재복합컴플렉스를 조성한다.

도로 및 건축물 강도 등을 공간 제약없이 실험할 수 있는 국가핵심시설 SOC실증연구센터(69만㎡)를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역사와 문화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한탄·임진강 지질공원 관광자원화 사업, 고랑포구 역사공원 조성사업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15개의 관광 및 레저 조성사업도 마련했다. 또 농산물생산, 상품가공, 향토자원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이 복합된 6차 산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포시는 DMZ(비무장지대)가 없는 김포의 한강하구와 서해를 남북 간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존·통일을 향한 물꼬로 활용한 '평화문화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평화자산을 활용해 남북 교류와 통일의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대북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남북교류협력단지' 조성 계획도 병행하고 있다.

주변 관광지인 문수산, 애기봉, 김포국제조각공원 복합화, 태산가족공원, 조류 생태공원과의 벨트화를 통해 북부권의 관광·산업거점지역으로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생활권 간 균형발전 및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한강하구 무인 섬인 유도와 부래도를 남북 교류가 가능한 '평화의 섬'으로 조성하는 안도 올해 토지 매입 협의 절차를 밟아 추진한다.


▲이재명호, 평화경제 시대

경기도는 이같은 지자체들의 계획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신경제지도'와 발맞춰 접경지역의 현안인 '통일경제특구법' 제정에 주력한다. 신경제지도는 동서해와 접경지역에 3대 경제벨트를 구축해 한반도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남북 경제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는 경의축(파주·고양)은 북구서해안권의 경제기반을 활용해 경제·산업 기능을 육성하고, 경원축(연천·동두천·양주)은 자연여건과 내륙이동수단을 활용해 관광·물류·에너지 성장을 유도, 이를 중국·러시아 등 유라시아로 확장할 복안이다.

특히 통일경제특구를 단순한 경제·산업 인프라 차원을 넘어 남북협력의 상징으로 만들고, 이를 위해 도의 남북교류사업, 통일기반사업, 통일교육 사업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추진전략에 발맞춰 북부 접경지역 개발의 동력을 마련하고,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남북경제협력의 기반 조성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도지사의 인수위원회 평화통일특구특위도 △중앙정부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적극 협력 및 지원 △국회 계류 중인 통일경제특구법안이 신속히 통과되도록 입법 지원 △한반도 경제공동체와 신경제지도의 중심지 기반 조성 등 이행 방안을 구체화 중이다.

신경제지도의 핵심인 통일경제특구를 경기도 접경지 관광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평화협력센터·재단 등의 설립을 포함한 남북교류 조직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평화특위는 4일 경기테크노밸리 R&DB센터에서 '통일경제특구를 포함한 경기북부 마스터플랜을 위한 내외 전문가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통일경제특구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정 평화통일특구특별위원장은 세미나에서 "통일경제특구를 경기도 접경지 관광 인프라와 연결하면 첨단산업과 관광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외국 자본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일경제특구는 '평화의 시대'라는 가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며 통일한국에 대비한 '통일·통합의 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남북경제협력 고도화는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담보이며, 통일경제특구가 남북경제협력을 견인하는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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