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셔너·경기위원장 공석...선수 돌발행동 뒤늦은 대응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최근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총상금은 200억원을 넘었고 대회는 추운 겨울을 빼면 사실상 매주 열린다.

KLPGA투어 상위권 선수는 수입이나 인기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빠르게 불어난 투어의 몸집을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17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삼천리 투게더 오픈 연장전에서 김지영(20·올포유)이 박성현(23·넵스)의 볼마크를 집어올리는 돌발 행동이 나왔을 때 KLPGA 투어의 어설픈 대응은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 경우다.

현장에 있던 갤러리 뿐 아니라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팬은 이런 상황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

논란은 하루가 지난 뒤까지 가라앉지 않았다.

경기위원이 그린을 벗어난 박성현을 다시 그린으로 되돌려보내 홀아웃하도록 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경기위원회는 어떤 규정에 따라 다시 홀아웃하도록 했다는 안내는 하지 않았다.

박성현과 김지영도 명확한 규정 설명을 듣지 못했다. 그냥 '이게 매치플레이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뿐이었다.

KLPGA투어는 현재 투어를 총괄하는 커미셔너가 없다. 지난 1월 당시 구자용 회장이 연임을 않겠다며 사임한 뒤 후임을 뽑지 못했다.

경기위원장도 공석이다. 전임 정창기 위원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신임 경기위원장 선임이 계속 미뤄졌다.

KLPGA투어는 커미셔너와 경기위원장 없이 벌써 4차례 대회를 치렀다.

투어 프로 1호 강춘자 수석 부회장이 커미셔너 직무를 대행하고 있고 전임인 경기팀장이 경기위원장을 대신하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수장 없는 투어 사무국과 경기위원회가 매끄럽게 돌아갈 턱이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