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원
▲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원

2016년 한해는 시작부터 어려웠다 지난 연말 경기도는 누리과정 예산으로 교육청, 경기도, 의회 모두 서로가 소통을 하지 못해 준예산 사태를 만들었고 남경필 지사는 의회가 심의를 하지 않은 준예산사태에서 법률에 맞지 않는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는 일까지 생겼다. 이로 인해 의회는 지사의 중점 사업의 예산(985억1600만원)을 전액 삭감했고 지사는 376개 사업 1028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부동의했다. 즉 갈때까지 가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회와 경기도는 작금에 사태가 도민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가 알고 다행히 3월 임시회의를 앞당겨서 2월23일 제1차 추가경정예산 심의를 개회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상기 일정 역시 수시로 변경돼 개회가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 반복됐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임시회의를 개최하게 돼 상임위원회에서 예산 심의를 다루게 됐다.

이번 추경에 다룰 예산은 이미 지난 연말에 심의한 예산이고 정치적 쟁점사항으로 인해 삭감돼 별도의 추가 심의를 할 필요성이 없었다. 그래서 상임위원회 회의 역시 지사의 사업 중 삭감된 예산을 다시 편성하면 지사가 부동의 한 사업에 대해 철회하는 것으로 이미 약속해 형식적인 상임위원회의였다.

회의 시작전에 문화체육관광국장 요청으로 상임위원실에서 사전 간담회를 했다. 하지만 예산심의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사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사의 사업에 대한 설명만 할뿐 부동의 한 예산에 대해 별도의 설명은 없는 것이었다. 말로는 상임위 예산이 통과되면 부동의한 사업에 대해 철회를 한다고 하지만 어떤 사업을 철회하고 어떤 사업을 부동의 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은 하지 못했다.

우리는 부동의 한 예산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하면 집행부가 의회를 경시하는 것이라 판단해 예산심의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결국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율 부지사와 예산담당관이 상임위원회를 방문해 부동의한 사업에 대해 법률적 위반 사항이 아닌 모든 사업은 철회하겠다는 설명을 한 후에 상임위원회 예산심의회의를 개회, 10분 만에 추가경정예산을 심의 통과시켰다.

왜 이재율 부지사는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 수 있었고 국장은 문제를 풀 수 없었을까?

답은 정보 공유다. 국장이 하지 못한 이유는 부동의한 사업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예산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조정실에서 부동의한 사업 중 철회대상사업과 그렇지 못한 사업에 대해 각 상임위원회 소속 국장에게 사전 회의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했다면 모든 문제는 국장선에서 풀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를 소통하지 못해 서로 불필요한 에너지만 낭비하고 신뢰를 잃게 된 셈이 됐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연정을 하면서 상징으로 사회통합부지사를 야당이 추천한 인사를 지사가 임명했다. 그리고 의회에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예산편성권한을 주고 재정전략위원회, 연정 실행위원회등 다양한 위원회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서로 소통하고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정말 보기좋은 잉꼬부부 같지만 속으로는 정말 소통이 안 되고 불편한 마음 아픈 경기도와 의회였다. 앞으로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라는 말처럼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겉모습 보다는 서로의 마음과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프지 않는 경기도와 의회가 됐으면 한다.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