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빅이슈 판매원 인터뷰
시민 무관심·눈초리 고충 … 주변 상인 이동요청 고달파
"20대 여대생 응원메시지 감동 … 새로운 삶 되찾기 노력"
▲ 지난 1일부터 부평역에서 빅이슈 판매원으로 활동중인 최원철씨. (오른쪽 사진은 20대 여대생에 받은 응원메시지가 담긴 카드)

"빅판을 시작하면서 밖에서 자는 일도, 끼니를 거르는 일도 없어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최원철(36)씨는 인천에서 새 빅이슈(Big Issue)판매원으로 선정돼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부평역 인근의 한 노상에서 빅판(빅이슈 판매원)으로 일을 하게 된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천이란 곳을 오게 됐다"며 "언젠가는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인천판 빅판의 새로운 주인공이다.

빅이슈는 노숙인의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지난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된 대중문화잡지다. 빅판은 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이다.

지난 6월 시는 2명의 노숙인을 선정했다. 하지만 노숙인들이 갑자기 연락두절되고, 판매를 하던 장소의 주변 상인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 실패했다. <인천일보 6월18일자 1면>

이후 시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빅판을 재모집했고, 최 씨가 인천에서 다시 잡지를 팔면서 자립을 위한 새 날개짓을 하게 됐다.

그는 빅판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삼성역 인근에서 빅이슈 잡지를 팔았다.

그러던 중 올해 5월 고혈압으로 인해 치료를 받기 위해 잠시 쉬게 되면서 인천으로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인천에서 다시 시작한 그의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다.

그는 "하루 당 삼성역에서 잡지 40~50권을 팔았었는데 부평에선 10권 정도 밖에 팔지 못한다"며 "아직까지 인천에서 빅이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변 상인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건 여전하다.

그는 "처음에 근무하던 상가 주인이 영업에 방해된다며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요청해서 그 옆 건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며 "또 노상에 이젤을 세워뒀는데 구청에서 불법광고물이라면서 수거해 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그는 현재 부평 문화의 거리 상가에서 밤새 발생하는 쓰레기를 한 데 모아두는 장소 바로 옆에서 잡지를 팔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부평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이달 초 한 20대 여대생으로부터 힘을 내라는 내용의 카드를 받은 뒤부터 매일 가방 속에 갖고 다닌다"며 "매일 1만 원 씩하던 저축도 앞으로 꾸준히 해서 새로운 나만의 삶을 되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