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인천의 정체성을 깨우다
4.해양도시 인천(상) 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보다
   
▲ 소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모래사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다.


■ 글 싣는 순서
1.인천의 정체성, 역대원장들에게 듣는다
2. 인천의 역사를 찾아서
3. 인천 개항에 얽힌 재미있는 역사
4. 해양도시 인천 (상)
바다에서 인천의 미래를 보다
5. 인천의 유래를 찾아
6. 삶 속에 그려진 이야기
7. 인천의 도시 발전사
8. 짠물과 사람들
9. 인천의 문화 유산
10. 인천의 정체성과 미래 간담회


크고 작은 170여개 섬 … 꽃게·밴댕이 등 수자원 보고

생태·경관가치 높아 습지보호·생태계 보전지역 지정

저어새·점박이물범 비롯 천연기념물 안식처 역할도


인천은 170여개의 크고 작은 섬을 끼고 있는 해양 도시다.

바다와 섬 그리고 갯벌의 도시 인천. 인천지역 사회는 바다와 섬에서 인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화군과 옹진군, 중구, 서구 등 인천의 섬은 모두 유·무인도 173개 정도로 조사되고 있다.

다리로 육지와 연결이 되고, 끝없는 매립으로 섬이 사라지면서 섬의 수는 수시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인천의 갯벌은 끝도 보이지 않는 매립 정책으로 100년 만에 거의 다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섬은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다.

인천의 섬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인천의 섬은 세계 여느 섬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생태적,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역사와 민족의 고장인 강화도는 마니산 단군 첨성단을 중심으로 한 우리 민족의 성지다.

강화도는 민족의 자존심인 고려왕조의 대몽 항쟁의 상징과 병인양요, 신미양요, 강화도 조약으로 이어지는 우리 민족의 아픔을 고히 간직한 슬픈 섬이기도 하다.

강화도는 민족의 섬인 동시에 갯벌을 간직한 해양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 대이작도 작은풀안해변


인천의 바다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인 갯벌과 각종 광물이 포함된 바닷모래를 품고 있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인천의 섬과 바다의 가치는 우리의 상상이상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아름답게 빛나는 별 처럼 보인다는 덕적군도의 경관은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자, 관광 명소로 떠오르는 장봉도 일대 갯벌과 모래톱(풀등)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을 만큼 경이롭다.

하루 두 번 바다와 육지로 변하는 신비의 모래사장인 대이작도 풀등과 대이작도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 소청도 분바위


장봉도 모래 풀등고 이어진 강화남단 갯벌은 천연기념물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의 주요 서식처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5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천연기념물의 최대 번식지가 바로 강화도 갯벌이어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갯벌은 호주와 시베리아를 오가는 수백만 마리의 도요물떼새와 기러기류, 오리류의 중간 기착지로 세계가 주목하는 조류 생태계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서해최북단 백령도에 가면 우리나라 서해 고유종이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점박이물범 서식지를 볼 수 있다.

또 인천 바다는 꽃게, 밴댕이, 새우, 백합, 상합, 낙지, 실뱀장어를 키워내는 수자원의 보고이다.


▲섬에서 인천의 정체성을 찾다

인천의 섬은 그동안 155여개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인하대 최중기 해양학과 교수팀이 진행한 인천 연안 도서 조사 용역에서 강화군과 옹진군에 속한 섬의 숫자가 173개라는 것을 새롭게 밝혀냈다.

1195년 이후 끊임없는 갯벌 매립으로 섬이 없어지거나 육지화 됐지만 인천에는 현재 173개의 유·무인도가 있다.

최근 밝혀진 유인도는 연륙도를 포함해 모두 40개다.

무인도는 133개로 조사됐다.

옹진군 덕적면에는 인천에서 가장 많은 51개의 무인도 있고, 영흥면에는 25개의 무인도가 있다.

최근 이 같은 인천 도서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천의제21과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섬을 탐사하고 있다.
 

   
▲ 백령도 두무진


특히 인천의제21은 '인천앞바다바로알기' 탐사보고서를 꾸준히 발간하는 등 섬에 대한 가치 조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인문, 역사, 문학 전문가들이 인천 연안 도서 알리기에 참여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인천도서연구모임'을 구성하고, 숨겨지고 잊혀진 섬 이야기를 끄집어 낼 계획이다.

인천의 도서에는 문화재급 자연 경관이 즐비하다.

수도권 최대 관광지로 떠오른 장봉도, 신도, 시도 등 북도면의 갯벌은 모래 90%이상이 함유된 사질성 모래갯벌로 지질적, 지형적 가치가 뛰어나다.

장봉도 일대 68.4㎢에 달하는 면적의 습지는 지난 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장봉도 갯벌과 모래톱은 우리가 후세에게 남겨줘야 할 가장 귀중한 자연 유산이다.

신도는 세계적으로 희귀조인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361호)와 국내 최대의 괭이갈매기의 대집단이 공동번식하는 곳이다.

노랑부리백로는 국제자연보존연맹의 적색자료 목록의 22호로 등록된 멸종위기 조류로 국제적 보호가 요청되는 희귀조류다.

신도 섬 전역은 1998년 노랑부리백로 및 괭이갈매기 번식지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백령면, 대청면, 연편면인 서해5도서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두 번의 해전과 연평포격, 천안함 사건까지 현대사의 비극의 땅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서해5도서는 긴장의 바다가 아닌 풍요와 아름다움의 섬이다.

백령도 북서쪽에 위치한 두무진(頭武進)은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선대암, 형제바위 등 바위들의 생긴 모양이 마치 장군머리와 같은 형상을 이루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바닷가에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두른 모습이 절경을 이뤄 '서해의 해금강'이라 일컬으며, 1997년 명승 제8호로 지정됐다.

백령도 남포리의 오군포 남쪽해안에는 길이 800m, 폭 30m의 둥근 콩알 만한 크기의 다양한 색을 지닌 가갈들로 이뤄진 콩돌해안이 있다.

콩돌해안은 지난 1997년 천연기념물 제392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백령도에는 또 세계에서 두 번째 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인 사곶사빈이 있다.

하지만 지난 1995년 화동과 사곶 사이의 농지조성을 위한 간척지 개발로 백령둑과 백령대교가 건설돼 과거보다 모래가 물러지면서 그 기능을 잃고 있다.

대청도 옥죽동에는 산등성의 모래 사막인 대청동 해안사구가 있다.

옥중동에는 '모래 서발은 먹어야 시집을 간다'는 옛말이 있을 만큼 모래가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래 언덕도 최근 조류의 흐름의 변화로 감소하는 추세여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청도 남동쪽 해안 끝자락에는 마치 바위에 분칠을 한 듯해서 '분바위'라고 부르는 500m 구간의 해안이 있다.

분바위에는 약 10억년 전 이 땅 한반도 최초의 생명체가 출현해 살았음을 증명하는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귀중한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덕적군도의 크고 작은 무인도는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다도해국립공원의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이작도는 물 속에서 떠오르는 풀등이 생태계보전지역 4호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대이작도 작은풀안 해변에서 소이작도 쪽으로 망제 남쪽 해안에 돌로 고기를 잡았다하여, '돌어렵'이란 말이 '돌어려'로 되었다가 다시 '돌얼레'로 변한 갯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우리나라 지질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25억 년을 버틴 바위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연륙교인 영흥대교로 이어진 영흥도와 선재도, 측도는 옹진군 관광객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최대의 도서 관광지이다.

측도는 성경 모세의 기적으로 알려진 바닷길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흥면 선재리 산 94번지 선재교회 뒤에는 300년된 아름드리 해송이 300년 이상 버티고 있다.

/글·사진 노형래기자 trueye@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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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