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9월1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북측 학생협력단 단원들이 양산을 쓰고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인천일보 자료사진


단아한 자태 … 예술단원 꿈꾼 야무진 소녀


지난 2005년 인천을 방문한 '리설주양'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부인 '리설주'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인 정창래 의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응원단으로 참석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2005년 7월, 당시 17살로 평양의 금성학교 재학생이던 리설주양은 우리 앞에 처음 소개됐다.

인천일보는 그해 9월 열린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 방문 예정인 '청년학생협력단'의 사전 취재를 위해 방북 중이었다.

북측은 학교 안 공연장에서 리설주양 등이 펼친 공연을 소개했다. 리설주양은 동료 9명과 악단 연주에 맞춰 '내 나라의 푸른하늘'을 합창했다. 단아한 자태에서 부르는 노랫소리가 방북 취재기자의 귀에 오롯이 새겨졌다.

리설주양은 그 때 이미 금성학원의 '별'인 것으로 보인다. 그 해 9월5일 인천전문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어울림 마당'에서 만난 청년학생협력단의 리설주양이 단연 돋보였다.

북측에서 인터뷰 요청을 허락해 만난 리설주양은 "분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통일의 새 날을 기약하는 역사적인 공연"이라며 당찬 인상을 소개했다.

그리고 대북 취재는 기약이 없었다. 60년 넘게 하늘길·바닷길이 막힌 남과 북의 세월만큼이나 대북 취재는 꿈이었다.

그러다 2005년 11월, 대북 취재 요청이 북측으로부터 승인됐다. 통일부 또한 인천일보의 대북취재를 허락했다.

2005년 11월7일, 중국 베이징 북한 영사관으로부터 입북비자를 어렵게 받아 방북 취재를 시작했다. 전국 일간지 중 최초의 방북취재가 역사적 첫 발을 내딛었다. 방북 취재 첫날, 평양시 만경대구역 금성동에 위치한 금성학원을 찾았다. 지난 9월 인천을 찾은 청년학생협력단의 상당수 학생이 이 곳에 재학중이란 사실에 웬지 모를 설레임이 다가왔다. 학교가 준비한 공연장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그 중 리설주양이 있었다.

금성학원의 오정훈 금성학원장에서 다시금 리설주양을 만났다. 리설주양은 학원장실을 찾은 학생 7명 중 유독 하얀 한복을 차려 입었다.

리설주양은 "피바다 가극단 같은 국가 예술기관에서 활동하고 싶다. 미흡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무진 꿈을 소개했다.

2005년 앳된 리설주양은, 2012년 어엿한 '퍼스트레이디'가 돼 나타났다.

/이주영기자 leejy96@itimes.co.kr




2005년 인천亞육상선수권 응원차 참여 … 통일 기약

남북대학생 어울림마당 참석



인천일보 인터넷 홈페이지(www.itimes.co.kr)에 '리설주'를 검색하면 2005년도에만 모두 3건의 관련기사가 뜬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공개된 리설주는 2005년 9월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북측 청년협력단원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인천시는 당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문화공연에서 리설주와 류별림 등 2명이 17팀 중 16번째로 등장, '꽃놀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이중창으로 부른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북측 청년협력단은 당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북측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들을 관람하며 열띤 응원을 벌여 화제가 됐고 이들은 체류 기간에 각종 문화공연을 선보여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 대회를 전후해 인천일보는 백종환 당시 인천일보 정치부 차장을 단장으로 남창섭·이주영 기자, 박길상 당시 인천시 남북교류협력위원을 단원으로 하는 방북취재단을 꾸려 남측 언론사상 처음으로 평양과 묘향산을 단독 취재·보도했다.

북한이 남한 언론사 단일 취재팀을 공식 초청하기는 당시가 처음이다.

취재단은 '지금 평양에선'이라는 기획보도중 2번째로 '미리보는 북한응원단'에서 평양의 금성학원을 보도했다.

취재단은 기악·성악·무용·연극 등 모두 12개 예술분야 영재들이 각자 연습에 몰두해 있는 모습을 전했다.

2005년 7월28일자 인천일보는 이렇게 전한다.

"학교 공연장에서 열린 방문객을 위한 공연에서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멋들어지게 부른 리설주(17·여)양은 "전문과정까지 교육을 마친 후 피바다 가극단 같은 국가 예술회관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미흡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금성학원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북측 청년협력단원은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남구 도화동 인천전문대 체육관에서 인천대, 인하대 학생과 시민 등 500여명과 함께 남북 대학생 어울림 마당에 참가한다.

하얀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곱게 입은 북측 청년학생협력단원들은 체육행사와 함께 공연도 펼쳤다.

청년학생협력단원을 대표해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 나선 것이 바로 리설주.

신문은 "리설주(17·금성학원)양은 "청년 학생이 한 곳에 모여 함께 통일 노래를 부르는 사실에 감격했다"며 "분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통일의 새 날을 기약하는 역사적인 공연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




市 "대북 관계의 유연화 … AG 참가 독려 기회"

송시장 기자간담회서 밝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24)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천시는 하루 종일 술렁였다. 남북교류사업을 시정의 커다란 '방점'으로 찍고 있는 만큼 리설주의 인천 방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였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26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리설주가 인천과 인연이 있다면 우리에겐 매우 좋은 일이 아니겠냐"며 "우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참가를 독려하고 있는 만큼 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남한의 강경파가 정권에서 빠진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온건파와 함께 남북교류의 활동영역을 넓혀야 하며, 5·24 조치에 갇혀선 안된다"고 말했다. 5·24 조치란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태 이후 시행한 대북제재를 말한다.

이날 송 시장은 리설주의 인천 방문 소식을 접한 뒤 남북협력 담당 부서에 관련 정보를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시는 지난 2005년 8월28일부터 9월5일까지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과 협력단 명단을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남북교류사업을 계속 확대하려는 시 입장으로선 리설주의 인천 방문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인천이 남북교류의 거점을 자임하고 있는 만큼 이명박 정부 이후 악화된 대북관계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리설주의 입김이 북한의 태도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 방문의 '인연'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의 참가를 이끌어 내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올 여지도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하게 예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