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조직원이 말하는 인천 조폭

인천의 한 조직폭력배 단체의 30대 조직원 A 씨를 만났다.

A 씨는 "조폭 생활을 10여 년 정도 했다"며 "사실 내가 깡패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어려서부터 노는 거 좋아하고 공부는 못하고 동네에서 싸움질 하다 보니 이렇게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들은 일과 시간에 열심히 일하기 바쁘겠지만 우리 조폭들은 밤늦게 술 먹고 다음날 아침 사우나 갔다가 두목이나 선배 등을 통해 일거리 생기면 따라 다니면서 20만 원 정도 번다"며 이런 생활이 몸에 베여 있다고 했다.

보도방 운영, 하우스(도박판) 운영, 마약 거래 등 조폭의 일거리는 다양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 씨는 "인천 조폭들은 전국에서 대가 세다는 평을 받는다"며 "다른 지방 조폭 단체는 대부분 타지역 사람들이 만들어 활동하지만 인천지역 조폭 단체는 인천 토박이들이 뭉쳐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방 행사를 내려가도 기죽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그는 인천 조폭 난투극에 대해 "언론에선 조폭들이 단순한 시비로 싸움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내가 알기론 흉기에 찔린 조폭이 흉기를 휘두른 조폭에게 후배들 보는 앞에서 단단히 망신을 줬기 때문에 그런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폭계에선 자존심을 상하거나 망신을 당할 경우 본 떼를 보여주지 않으면 기가 눌려 활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 씨는 "그 사건으로 경찰이 조폭 단속에 혈안인데 별 걱정은 안한다. 경찰과 조폭은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 관계라 경찰이 우리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