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바이오가스 자동차연료화 … 음식물 폐수로 어떻게 차가 달리나
   
▲ ■음식물쓰레기 폐수에서 자동차 연료까지


'악취가 나는 음식물 폐수를 이용해 자동차를 달리게 한다.'
음식물 폐수에서 생산된 바이오가스로 자동차 연료를 제조하는 '바이오가스 자동차연료화' 시설이 최근 수도권매립지에 준공됐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이 시설은 지난 2009년 말 착공해 2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버려지는 폐수를 활용한 신에너지 창출이라는 기발함에 주목했다. 바이오가스는 이미 폐자원을 활용한 에너지원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돼 왔다.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과 동력으로 충분한 성능으로 미래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음식물 폐수를 이용, 자동차 원료를 생산한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었다. '버리면 그만'이었던 폐수에서 버릴 것 없는 귀중한 에너지원이 된 것이다. 시설은 음식물쓰레기를 사료화, 퇴비화 등으로 재활용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순도 95% 이상의 메탄가스로 정제한 후 충전소에서 압축천연가스(CNG)와 혼합해 자동차 연료를 공급하는 설비다. 하루 약 800t의 음식물 폐수에서 생산되는 바이오가스는 약 1만㎥으로 이를 충전소에서 CNG와 정제, 혼합한 후 시내버스와 청소차량 300여대의 자동차연료로 공급이 가능하다.


▲미생물의 기적

수도권매립지에는 날마다 800t의 음식물 폐수가 들어온다.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악취는 물론 쓰임새가 없어 골칫덩어리였다.
음식물 폐수는 대부분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데 제재하는 지침이 없어 환경 오염이 우려돼 왔다. 폐수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였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폐자원의 에너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음식물 폐수를 혐기성(공기를 싫어하는 성질) 미생물이 자라고 있는 소화조에 넣으면 미생물은 폐수 속 유기물을 먹고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바이오가스는 메탄 60%, 이산화탄소 35%, 수분 5%가 혼합돼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미생물이 10t에 달하는 버스를 움직이게 할 에너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추기 위해선 순도 높은 원료를 생산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생물이 만들어 낸 바이오가스는 정제과정을 거친다.
자동차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메탄 함량을 95% 이상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제는 '압력순환합착법'이라고 불리는 방식을 이용해 수분과 불순물 등을 제거한다.
정제된 가스는 천연가스 충전소로 이동하기 위해 한 곳으로 모여 보관된다. 보관소와 약 1.3㎞ 거리에 있는 충전소를 연결하기 위해 땅 밑으로 배관이 설치됐다. 충전소에 설치된 혼합시설에서 정제가스와 CNG가 3:7 비율로 섞여 대체에너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직원들이 시험 차량에 바이오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youn@itimes.co.kr



▲기대 효과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음폐수 바이오가스 생산으로 재생에너지 공급과 화석연료 대체효과(연간 10억~17억원), 온실가스 감축(연간 CO2 3만3천520t), 시설운영 시 수익 창출, 악취저감으로 환경개선 등 1석 5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매년 2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도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폐자원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대책'과 실행계획에 따라 폐자원 에너지화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의 일환으로 수도권매립지에 바이오가스 자동차연료화 시설 이외에도 전국 20여개 지자체에 유기성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지원 중인 시설이 완공되면 매년 약 1억3천만㎥의 바이오가스가 생산된다.
지역에 따라 자동차연료, 도시가스, 발전 등의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제도 개선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환경부는 폐자원 에너지화 시설 설치에 따른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바이오가스 자동차연료 제조 기준을 신설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연구 중이다.
해양투기 등으로 버려지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에 거는 기대가 큰 셈이다.
환경부는 바이오 생산이 본격화되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녹색생활 실천의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희국·강신일기자 ksi@itimes.co.kr

 

   
▲ 약 52억원의 예산과 2년 여 공사 끝에 지난달 14일 완공된 수도권매립지'바이오가스 자동차연료화'시설 전경. 국내 첫 음식물 폐수 이용 자동차 연료 생산공장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 바이오가스 자동차

-연료원 : 음식물 쓰레기 폐수
-실용화 차량 : 인천시내 버스·청소차
-연료효율 : 1회 충전시 약 280㎞ 주행
-평균·최고속도 : 천연가스 차량의 80%
-효과 : 매년 20억원 세금 절감·오염 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