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종합편성 채널 비판 산문·시 실어
   
▲ 작가들 36호=메이드


작가들 36호(2011년 봄)는 특집으로 '작가, 시대를 읽다'를 다뤘다.

지난해 2월 한국작가회의는 '저항의 글쓰기'를 결의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시위 불참 확인서'를 요구한 것과 관련, 확인서 제출을 거부하고 정부의 비민주적 정책에 대해 가장 작가다운 행위인 '창작'으로 답하자는 결의였다.

한국작가회의는 그동안 '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를 중심으로 심포지엄 개최와 남한강·낙동강 등 4대강 공사현장 답사와 함께 두 권의 책을 내놨다.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작가들의 신음과 통증을 담은 시집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와 산문집 '강은 오늘 불면이다'가 그것이다.

시집에 실린 100편의 시와 산문집에 실린 29편의 산문을 통해 가장 첨예한 현안인 4대강 개발에 맞서, 강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가장 작가다운 행위인 '창작'으로 맞선 셈이다. 원로문인은 물론, 중견문인과 젊은 문인들의 작품까지 아우르고 있다.

작가들 36호는 바로 이 '저항의 글쓰기'를 다루고 있다. 민주주의 퇴행과 역주행을 우려하는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진행중인 4대강 공사와 역사, 문화가 무시되는 도시개발 정책,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종합편성 채널 문제, 사상 유례없는 구제역 파동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생명과 자유와 역사와 문화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특집 '작가, 시대를 읽다'엔 곽현숙, 옥시찬, 김정희, 박은선이 참여했다. 배다리를 관통하는 산업도로의 의미, 종합편성 채널의 음모를 들여다본다. 김정희는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들여다본다'를 통해 물신주의와 개발독재가 판치는 세상을 해부한다.

박은선은 '333답사'와 '프로젝트 스페이스 모래'에서 환경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이 계절의 작가'는 얼마 전 첫 작품집 '월운리 사람들'을 상재한 소설가 이상실을 소개한다. 표제작 '월운리 사람들'의 '월운리'는 개발탐욕으로 이 땅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동체 파괴와 생태계 파괴의 현실이 드러난 전형적 소설 공간이다. 작가 인터뷰와 자선 소설, 이명원 평론가의 해설을 곁들였다.

창작란엔 박일환·안효희·홍승주·김영언·조혜영·이동호·임선기·김춘·서효인 시인의 신작시와 권유·양진채·마린 작가의 신작소설이 실렸다. 성명진·유강희의 동시와 이숙현의 신작동화도 만난다. 소설가 조혁신의 작품 리뷰는 스승인 이원규가 썼다. '현장문화통신'(유영갑 희정)도 눈에 띈다. 메이드 펴냄, 248쪽, 1만 원.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