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구제역 추가발생 … 다시 확산되나


경북 안동에서 발병한 구제역이 양주와 연천, 파주 등 수도권으로 확산된 가운데 19일 파주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경기북부지역의 구제역은 경북지역 구제역보다 확산 속도가 더딘데다 의심신고 건수도 적어 이번 주말을 고비로 구제역 사태가 수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난 14일 이후 의심신고와 추가 발생이 없는 등 구제역 총력 방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14일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19일 파주 한우농장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양성으로 판정되는 등 아직은 안심하기 이른 구제역. 구제역이 왜 발생하고 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지를 추적해봤다.
 

   
▲ 경기도 연천, 양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15일 방역당국이 양주시 남면 상수리 구제역 발생농장을 비롯한 주변에서 농장의 소, 돼지에 대한 살처분을 실시하고 있다. /뉴시스



▲파주 한우농가 구제역 '양성' 판정

지난 18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산남리 한우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되면서 주춤했던 구제역이 다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당 농장은 지난 16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부곡리 젖소농장에서 남서쪽으로 19㎞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방역당국은 이 농장 한우 100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500m 내 한우농장 7곳의 한우 500여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매몰처리할 방침이다.
이로써 경기북부지역 구제역은 지난 14일 양주와 연천에 이어 파주까지 모두 4건으로 늘어나 경기도내 전역으로의 확산 우려의 불씨가 여전히 남은 상태다.
파주 젖소농장의 구제역 확진 이후 남양주에서 접수된 의심신고가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구제역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총력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는 파주에서 이날 추가 발생하면서 구제역이 다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내 전역으로의 구제역 확산 여부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기(14일 전후)를 감안해 앞으로 1주일 가량 방역작업을 벌이면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지난 16일 마지막으로 구제역 확진을 받은 파주 젖소농가 이후 구제역 의심신고 접수건수와 발생 건수가 주춤하고 있어 방역작업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말 이후 구제역 추가 발병 추이를 살펴봐야 이번 구제역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 축산농가 잇단 구제역 의심신고

양주와 연천, 파주에 이어 고양, 남양주 등 경기북부지역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어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고양시와 경기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19일 오전 고양 일산동구 중산동 축산농가에서 소들이 고열증세를 보이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축산농가는 현재 45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의심신고 축산농가와 인근 지역에 대해 긴급방역을 실시하는 한편 역학관계를 조사중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오늘 오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현장조사 중"이라며 "빠르면 오늘 오후 늦게나 내일 아침쯤 조사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이동통제소를 설치하는 한편 긴급 살처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남양주시 조안면 한우농가에서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으나 정밀조사결과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다.
이 농장주는 사육 중인 한우 17마리 가운데 7마리가 입과 코에서 수포가 발생하는 등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다며 방역당국에 신고를 했었다.
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주말 구제역 소강상태 이후 파주에서 구제역이 확진되고 고양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돼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구제역 사태는 이번주가 중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내 구제역 피해농가 살처분 거부도

구제역이 확인된 양주와 연천, 파주는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은 경북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도내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당혹스러워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양주와 연천의 구제역 발생 이후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속에서도 소독약을 뿌리고 가축을 살피는 등 긴급 방역에 나서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파주의 한 농장주는 "올 초에도 인근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마음을 조이며 젖소를 키워왔는데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보면 축산업이 끝장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살처분 반경에 자리잡고 있어 지금은 정부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가운데 구제역이 확진된 양주와 연천지역 우제류 가축 살처분 대상농가 중 일부 농가가 방역당국의 살처분 명령을 거부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방역에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역당국이 대량 매몰처분에 따른 보상과 매몰지역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살처분에만 급급하면서 농장주들이 반발한 것.
양주와 연천에서 구제역이 발병하자 이들 지자체들은 지난 15일 구제역 발생농가를 비롯해 반경 500m 내 축산농가 23곳에 대해 일제히 살처분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양주 살처분 대상농가 15곳 중 2개 농가는 보상금 문제로 살처분을 거부하기도 했고, 연천에서도 10개 농가 가운데 3~4곳이 설처분에 따른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한때 살처분에 동의하지 않아 방역당국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도2청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최대한 빨리 살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상금 문제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긴 했다"며 "구제역 피해농가의 충격과 재산보호 등을 위해 구제역 발생지역을 특별관리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장군' 주춤 … 방역작업 속도

지난주 내내 기승을 부리던 강추위가 18일부터 한풀 꺾이면서 방역당국이 방역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연천과 양주, 파주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 구제역 차단을 위한 총력 방역을 실시했으나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때문에 방역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욱이 경북지역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 생석회가 경북에 대거 몰리면서 경기도내 구제역 피해농가 방역을 위한 생석회가 한때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방역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연일 지속된 강추위로 방역장비가 얼어붙어 소독약 살포보다는 생석회로 방역을 대신해왔기 때문. 동장군의 기세에 눌려 방역인력들도 방역을 더디게 할 수밖에 없었다.
도 관계자는 "날씨가 풀려 방역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축산농가들도 차단방역과 소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구제역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이종철기자 jclee@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