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도발 … 서해안 이대로 안전한가


지난 23일 연평도에 북의 무차별 포탄이 떨어지면서 인천 앞바다에 어느 때보다 전쟁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해상교전에 이어 직접 포격까지 벌어지면서 전면전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28일부터 미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서해에서 진행되는 등 사실상 한미 양국의 군사적 무력시위에 대해 북한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서해안에 배치된 남북한 군사력으로 볼 때 전쟁억지력을 담보하기에는 전력이 못 미치는 만큼 적절한 화력증강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군사력 증강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인천시내로 피란 나온 연평도주민들이 서해5도에 군사력을 증강한다고 다시 섬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주민들이 섬에 안전하게 살기 위한 안정적인 평화지대 구축 등의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 해상교전과 직접 포격, 다음은?

한반도는 중동지역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전쟁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서해5도 지역을 중심으로 그 위험성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미 제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남북함정간 해상교전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남북 모두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전면전까지 확대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연평도 섬에 대한 무차별 직접 포격이 벌어졌다.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전 국민의 분노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응징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남북 모두 이를 실행하기는 어렵다. 사실여부로 논란을 빚은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방지 발언 등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확전우려의 목소리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북한의 행동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북한 전문가들은 각종 내외적 상황으로 비춰볼 때 더욱 자극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미 해상교전에 이어 직접포격까지 벌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서해5도 섬에 대한 북한의 기습점령과 남북 전투기간 교전 및 지상 폭격 등의 시나리오가 남아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군사력 증강이 필요한 이유다.


▲ 서해 군사력 증강 시급

북한의 도발에 맞서 서해5도 섬에 대규모 병력 및 화력을 증강하기도 여의치 않다.
현재 서해상 우리 군의 전력은 K-9 자주포(사거리 40㎞)와 105·155㎜ 견인포(사거리 30㎞) 정도다. 연평도와 백령도에 각각 6문의 K-9 자주포가 배치돼 있고, 155㎜ 견인포는 백령도에만 10여 문이 있다. 섬 특성상 육상전력은 북한의 비해 분명한 열세다.
지난 연평해전 이후 화력증강을 위해 배치된 K-9 자주포가 이번 북한의 포격에 맞선 유일한 무기다. 하지만 자주포로는 북한의 해안진지를 직접 포격할 수 없고 그렇다고 각종 첨단 미사일 등을 연평도에 전진 배치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에서 서해5도를 공격전진기지로 개념을 바꿔 평양을 겨냥한 지대지 미사일과 공격형 헬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해안포에 맞서기에는 섬의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첨단 공격무기도 북의 포격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서해안에 배치된 최첨단 전투함 및 전투기 등의 화력지원이 필수적이다.
반면 북한의 군사력은 서해에 사실상 집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국방백서 등 각종 군 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한군은 장산곶과 사곶, 해주, 옹진반도, 개머리, 무도 등 서해안 주요 해안 기지와 섬에 130㎜ 대구경포와 사거리 54㎞의 170㎜ 곡사포 등 1천여 문의 해안포·곡사포를 배치하고 있다.
또 해군사령부 예하 남포 서해함대사령부 산하에 6개 전대 420여 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평도 인근 사곶에는 8전대 예하 함정 70여 척을, 곡산 등 3개 공군 기지에는 전투기 150여 대를 배치하고 있다. 장산곶 해주 연안 등 주요 기지에는 사거리가 83~95㎞에 달하는 샘릿, 실크웜 지대함미사일도 배치돼 있다.


▲ 미국 항공모함 서해 진입

28일부터 나흘간 서해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지난 7월 동해훈련보다 훨씬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한미 양국의 무력시위인 셈이다.
특히 9만7천t급의 조지워싱턴호는 승조원만 6천여명에 전폭기 FA-18 200여대, 조기경보기 5~6대, 순항미사일 토마호트 등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작전 반경만 무려 1천㎞에 달해 북한은 물론 중국 내륙 일부까지 포함된다.
여기에 순양함 카우펜스함(9천600t급), 구축함 샤일로함(9천750t급)을 비롯한 스테담호, 피체랄드함 등이 항모강습단을 구성해 참가한다.
우리 해군도 4천500t급 한국형 구축함 2척과 초계함, 대잠초계기 등을 대거 참가시켜 미군과 함께 대북 방어·전투태세를 점검하게 된다. 항공모함의 출현은 당장 남한의 군사력이 두 배로 증강되는 효과가 있다. 실제 북한으로서는 가장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더구나 실제 전시상황이 벌어진다면 북한 전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장 북한과 중국의 반발이 거세다.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미국 대 북한·중국간 대결구도가 고착되면서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권한도 사실상 미국과 중국으로 넘어가 버렸다는 지적이다.
남한도 현재 상황에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할 경우 몇 배의 보복타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북한도 붕괴직전의 북한체계를 유지하고 특히 막 시작된 김정은 후계구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당분간 대남 도발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남북 간 직접 협상을 통한 사태해결이 필요하다. 남북 모두 물러설 여유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