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흉운이라 하면 미리 겁부터 먹고 안절부절 못하는데 누구라도 자신의 운명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지성으로 다한다면, 하늘도 기필코 피해갈 수 있도록 역을 통해 길잡이를 해주고 있다.

수원에서 꽤 큰 규모의 종합건설을 운영하던 K사장이 있었다.

지금은 부도가 나서 소식을 알 수 없지만, 당시만 해도 상당한 가격의 금장시계에 굵직한 체인 금목걸이로 멋을 한껏 내고 있었는데, 개기름이 흐르는 얼굴빛은 거만으로 가득했고, 눈빛은 탐욕으로 번뜩했다. 도저히 운세 따윈 믿지 않겠다는 인상이라 필자도 약간의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회사를 하나 인수할까 합니다."

많은 부채를 떠안고 인수하는 조건이라 당장에 큰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인수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던 모양이었다.

"지금은 확장할 때가 아닙니다"라고 힘 주어 말했더니, 표정은 알았다는데 마음은 이미 필자의 말을 거부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의 태도로 봐서 뭔가 일을 벌이고도 남을 성 싶어 회사명을 물었더니 '보명 종합건설'이라 하는데 그 또한 마음에 걸렸다.

운세가 좋을 때는 상호가 나빠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운로가 좋지 않을 때는 나쁜 운기를 그대로 다 받게 된다.

교만으로 가득한 그에게 회사명을 한번 바꿔 보면 어떻겠냐고 권하고 싶은 마음조차 일지 않아 확장만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보냈다. 그랬더니 기어코 회사를 인수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끝내 부도가 나서 종적을 감췄다는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듣게 되었다.

이익을 탐하는 욕망이 사람의 마음을 해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근원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해치는 것은 독선적인 견해, 즉 아집이다.

한 번 아집에 사로잡히게 되면 자기의 생각만이 옳은 줄 알고 남의 의견이나 충고는 귀담아 듣지도 않아 자신은 물론 크게는 주변까지도 망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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