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자료 수집 … 유물·유적 사진 수백장도 수록
'소아시아'라는 제법 근사한 이름을 갖고 있으면서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고의 길목인 '이스탄불'을 소유한 나라 터키. 터키 땅은 그 자체로 신화와 역사다. 터키는 그리스-로마-비잔티온 제국으로 이어지는 서양 문명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동시에 '셀죽터키'와 '오스만터키'라는 이슬람 제국의 영광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동서양의 문명이 교차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새책 '터키, 1만 년의 시간여행' (성안당)은 저자 유재원이 동서 문명과 민족들이 끊임없이 넘나드는 세계의 교차로 터키를 30여 년 동안 발로 뛰며 쓴 책이다.
저자는 그 땅에 자리한 문명의 자취와 역사의 흔적들을 공평하게 소개해 나간다. 예를 들어 '아기아 소피아 대성당'엔 원래 그리스도교의 모자이크 성화가 입혀져 있었다. 그러나 이스탄불을 점령한 오스만터키 제국은 대성당을 모스크로 바꾼 뒤 성화 위에 회반죽을 칠하고 그 위에 이슬람 문양을 그려 넣는다. 그러다가 1921년부터 대성당 복원사업이 추진돼 비잔티온 제국의 성화를 다시 볼 수 있게 됐지만 저자는 회 반죽 위의 문양들도 소중하게 간주돼야 할 500년된 문화재라고 밝힌다.
1, 2권으로 구성, 권마다 터키에서 반드시 만나야 할 유적과 유물에 관한 수백 장의 다양한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또 여행의 맛을 살리면서 당시의 시대적 배경까지 담고 있는 신화와 역사를 함께 소개해 터키 땅의 유적들을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각 권 480쪽, 384쪽, 1권 2만2천원, 2권 2만원.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