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인간은 누구나 허물이 있다. 아무리 맑고 깨끗한 인격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잘못을 범하지 않고 살수는 없다. 사실 잘못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격이 다듬어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허물이나 잘못을 범했을 때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차이가 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문제는 의식적으로 잘못하는 경우와 무의식적으로 잘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격이 다듬어진 사람은 잘못을 범했을 때 빨리 그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를 다짐한다. 그러나 수양이 덜된 사람은 허물이 있어도 그것이 잘못인줄 모르고 설령 잘못인줄 알았다 해도 애써 그 사실을 외면하려 들거나 자기 편리대로 변명하려 든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그동안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온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집을, 남편은 형네 부부와 뜻을 합쳐 필자 몰래 처분하여 형네 집을 마련해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을 하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시댁식구보다도 사실 남편의 소행이 더 괘씸하고 화가 났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문제는 의식적으로 잘못하는 경우와 무의식적으로 잘못하는 경우가 있다. 남편은 분명히 의도적으로 형네 부부와 계획하고 한 잘못이었다. 그런데도 시댁식구는 물론 남편조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기미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남편이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금은 이해한다. 피는 물보다 짙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형을 돕고 싶은 마음에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잘못된 행위 자체가 정당화나 합리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은 어디까지나 잘못이다. 따라서 잘못이나 허물을 범했을 때는 빨리 반성하고 사과했어야 마땅하다. 그야말로 상관(傷官; 남편을 극하는 기운) 운에 해당되어서인지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남편이 너무나 얄미웠다. 그 후 상관운이 지나자 그때서야 남편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이렇듯 운(運)이란 인간의 마음까지도 좌지우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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