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한동고문이 마침내 자민련합류를 결정했다.

 이 고문은 24일 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종필총리와 만나 김 총리의 당 복귀 시점인 내년 1월 중순을 전후해 자민련에 입당키로 함으로써 지난 여름 「2여+α」 정계개편론이 떠오른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던 여당행(行)을 실행에 옮겼다.

 지난달 말 김 총리와 만나 「보수대연합」 구상에 합의한 이후 한달만이다.

 이로써 자민련을 기반으로 한 김 총리의 「보수대연합」 구도는 일단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2여 합당 무산과 맞물려 국민회의, 자민련, 한나라당 등 3당간의 외부인사 영입 등 총선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김용채 총리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동은 김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사람이 이미 「보수대연합」에 의견일치를 본 상태에서 이뤄진 회동이니 만큼 이 고문의 자민련 입당문제는 쉽게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인 이 고문의 자민련내 역할 문제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동행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 고문은 물론 김 실장도 『당직 얘기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그러나 이 고문이 이 문제에 대한 정리없이 자민련 입당 결심을 굳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고문이 총리보다는 자민련 총재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묵시적인 합의 정도는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고문이 회동후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은 표정으로 『격을 파괴하는 일을 하니까 (언론이) 관심을 보이는군』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고문의 자민련행이 이 고문은 물론 김 총리의 이해와 얼마나 맞아떨어져 순항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김 총리가 의도하는 바대로 이 고문이 수도권 총선에서 과연 「상품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 영입이 얼마나 이뤄질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다, 총재는 반드시 김 총리가 맡아야 한다는 자민련내 일각의 주장이 이 고문의 「희망」과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총선 출마에 강한 미련을 갖고 있는 박 총재가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거취문제를 결정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