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월동 '올리브트리'
화려한 인테리어 … 연인 데이트코스 인기생면으로 만든 파스타 … 감미로운 스테이크
'i심포니에타' 정기공연 등 낭만도 물씬
▲인테리어 - '화이트 앤티크'
음식 맛도 맛이지만 멋드러진 실내 분위기에 가게 문을 들어서자마자 눈 길을 멈추기가 쉽지 않다.
올리브트리 인테리어의 주제는 '흰 색'과 '앤티크(Antique·고풍스러움)'다.
온통 흰색으로 도색된 벽면 기둥마다 유럽 왕실을 떠올리는 세련된 갓등이 걸려 있고 고풍스런 앤티크 찬장과 쇼파, 옷장들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가구들은 모두 유럽과 미국에서 직접 들여진 100년 이상된 그야말로 고풍 그 자체다.
벽돌 문양이 그대로 도드라진 벽면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액자들이 그림이며 자수며 분위기를 살리고 천장엔 흰 색을 더 희게 만드는 화사한 샹들리에가 테이블마다 은은한 빛을 얹는다.
홀 한 복판 탁자 위를 정갈히 장식하고 있는 커피잔들은 앤티크의 정수다.
세계 곳곳서 수집된 최소 60년 이상된 잔들이 빛을 발한다. 소금창고에서 그대로 뜯어온 나무 기둥은 천장을 가로 질러 자리를 잡고 테이블 사이사이 말끔히 다소곳한 자작나무 몇 그루는 화려한 인테리어를 차분하게 마무리해준다.
"욕심을 좀 많이 냈지요. 인천에서 이 정도 근사한 레스토랑 한 곳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구석구석 최고들만 모았습니다"
총괄메니저 김경하(25)씨의 설명이다.
인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고급스런 분위기 덕에 올리브트리는 소개팅이나 맞선 등 연인 사이의 프로포즈나 데이트 장소로 특히 유명하다.
결혼 전 양가 상견례 자리를 예약하는 손님들도 적지않다. 이 곳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뒤 결혼 후 결혼기념일을 보내러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
이만하면 연인이나 가족과 모처럼 멋진 한 때를 즐길 식탁보는 차려졌다.
이제 포크와 스푼을 들어보자.
올리브트리가 입소문을 타게 한 메인 메뉴는 역시 파스타다.
인천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생면'이 쓰인다.
매일 아침마다 뽑아내는 국내산 밀가루 반죽에 고급 올리브유가 곁들여져 웬만해선 찾아보기 힘든 '명품' 파스타가 식탁에 오른다.
공장에서 찍어내 몇 날 몇 달을 건조상태로 있다가 요리되는 그렇고 그런 파스타와는 격이 다르다.
기름에 튀기지도 않고 방부제도 쓰이지 않은 생면은 올리브트리의 최고 자랑이다. 생면에 갖가지 양념이 뒤섞여 만들어지는 파스타는 펜촉 모양 펜네면, 검은 색 페투치니면, 넓적한 파파델리면 등 가지수도 여럿이다.
스
알맞게 익은 양파와 버섯, 겨자소스가 섞이는 조화가 감미롭다.
타임 향으로 양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없앤 양 갈비 스테이크는 색다른 향신료에 부드럽게 녹아든다.
이탈리아 요리는 우리 음식과 이래저래 닮았다.
너무 짜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양요리 특유의 느끼함이 부담스럽지도 않다. 마늘과 특제 토마토소스가 가미된 왕새우 볶음과 매콤한 소스로 맛을 낸 베네치아 농어요리는 우리 입맛에 딱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기념이 필요하다면 주방장의 특별메뉴가 준비돼있다. 최상급 안심과 바닷가재를 주재료로 각종 향신료와 신선한 소스들이 맛의 향연을 선사한다. 올리브트리의 모든 요리에는 인공 조미료가 전혀 쓰이지 않는다.
최고의 재료에 최고의 요리법(Recipe)을 자랑하지만 올리브트리 메뉴들의 가격은 부담이 없다.
가장 많이 나간다는 포모도로 스파게티가 1만3천원이다. 그래도 좀 '잘 나가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스파게티 가격이 2만원 안팎인 점을 생각하면 아주 싼 편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고급스러움
사람들이 올리브트리를 찾는 이유는 또 있다.
인천 곳곳에서 즉석 현장공연으로 명성을 쌓아온 오케스트라 앙상블 'i심포니에타'의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홀 한 가운데 작은 공간을 마련해 첼로와 바이올린이 켜지면 그 '생음악' 만으로도 멋드러진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른다.
올 해 첫 공연은 4월로 예정돼 있다.
2층 올리브트리와 한 쌍인 1층 올리브트리 카페에서는 실력파 바리스타(커피 제조가)들이 올리브트리를 찾은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커피 만들기 강의도 한다.<해설기사 참조> 물론 무료다.
이 달 12일까지는 '파스타 축제'가 준비돼 있다. 개점 3주년을 맞은 사은행사로 생면으로 만들어진 모든 파스타 메뉴가 30% 안팎씩 값을 내린다.
인천 사람들이 인천에서 살면서 가장 아쉬워하는게 바로 문화생활이 아닐까. 큰 맘 먹고 클래식 공연을 보려고 해도 비싼 차비 들여가며 서울로 가야하고 인천에서 대안을 찾자니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작은 전시나 공연을 만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리브트리는 '그네들의' 고급문화를 우리들의 일상으로 가깝게 만든 드문 공간이다.
김경하 매니저는 "손님들이 큰 맘 먹지 않고도 엄선된 신선한 최상의 요리와 최고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게 우리 가게의 출발"이라며 "굳이 강남의 값비싼 고급 레스토랑을 찾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든 편한 마음으로 들러주세요"라고 말했다.
/글=노승환기자·사진=박영권기자 blog.itimes.co.kr/todif77
올리브트리 카페
2층 올리브트리를 나와 한 층 내려가면 레스토랑과 짝을 이루는 올리브트리 카페가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자리한 건물 회랑 한 켠 남는 공간을 멋진 만남의 장소로 탈바꿈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올리브트리 카페는 지붕이 없다. 4층까지 뻥 뚫린 로비 1층에 간편한 칸막이만 둘러쳐져 카페가 됐다. 실내이면서도 노천처럼 탁 트인 색다른 구조가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발 길을 잡는다.
올리브트리 김경하씨가 직접 고안해 만들어진 올리브트리 카페는 2층 레스토랑과는 다르게 아주 현대적이다.
카페 사방이 통유리로 돼있어 개방감이 높고 40석 가량의 의자와 테이블은 기하학적 디자인에 흰색과 빨강을 원색 그대로 칠한 의자가 세련되다.
최고급 재료와 맛을 지향하는 올리브트리의 모토는 카페에서도 그대로다.
정식 자격증을 가진 바리스타(커피 제조가) 3명이 그때그때 한 잔씩 향 깊은 커피를 만든다.
재료는 당연히 엄선됐다.
커피 원두는 세계적으로 맛과 질이 공인된 독일 다비도프산이다.
카라멜 등 커피에 첨가되는 각종 소스는 미국 가라델리사에서 공수되고 우유 역시 국내산 1등급 원유으로 생산된 것만 쓰인다.
가라델리사의 소스는 서울의 비싸다는 카페에서도 웬만해선 잘 쓰이지 않는 고급품이다.
함께 먹는 케이크도 커피에 쳐지지 않는다.
동경제과학교 출신 제과장이 직접 만들어 카페에 공급한다.
올리브트리 레스토랑처럼 가격도 저렴하다. 에스프레소 커피가 2천800원에, 가장 '값비싼' 아이스크림 쉐이크도 5천300원이다.
/글=노승환기자·사진=박영권기자 (블로그)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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