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합자기업법'으로 유치 본격화
외자도 골라받는 시장으로 급성장


한자 사람 '인·人' 자를 보면 양쪽에 기둥 모양 획이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이를 보고 혹자는 사람 삶은 人자처럼 상호간의 유대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설명하는데 이 해설은 비단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고래부터 나라 곳간이 차고 비는데 있어 우물 안 개구리식 독자노선 전략은 언제나 나라에 흉년을 결과했다.

중국의 대약진이 제일 적합한 예다. 당시 소련 이외의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중국은 대약진이라는 중국판 새마을 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급속한 자강운동을 펼쳤지만 결과는 아사자 3천만 명이라는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20여년이 지나 시작된 중국의 개방화 전략에 따른 서방 세계와의 교역은 반대로 중국에게 막대한 자본과 기술흡수를 가져다 줬다. 그렇다면 그동안 이른바 외자라고 하는 외국자본이 발전하는 중국경제에 준 것은 무엇이고 또 얻어간 것은 무엇인가?


개방특구로 외자와 기술 유치
1979년 7월에 공포된 '중외합자경영기업법'은 그동안 철의 장막에서 갇혀 지냈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외국 기업과의 사업을 통해 외자와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당시 중국이 가진 것이라고는 무한한 노동력과 수천 년 동안 개발되지 못한 거대한 땅덩어리뿐 이를 적재적소에 이용할 기술이나 자금은 무엇하나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것이 외자라 불리는 외국자본이었다.

따라서 당시 외자에 허기졌던 중국은 이른바 경제특별구라는 이름으로 80년에는 선전·샤먼을, 84년에는 경제기술개발구라는 비슷한 이름의 특구를 텐진·상하이 등을 지정하며 외자기업 유치와 그에 따른 자본과 기술도입 열을 올려 왔다.

당시 중국의 전략은 이른바 시장환기술이라고 하는, 시장을 내주는 대신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흡수한다는 교환작전이었다. 그 결과 중국은 어느새 지금의 세계 제1의 외자 유입국으로 성장했다. 이젠 외자도 골라 받는다.

중국의 80~90대를 그동안 허기진 배를 외국의 자본과 기술로 채웠던 때라고 한다면 2000년 이후는 그동안 쌓아뒀던 자금과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되찾고 더 나아가 외국기업과의 M&A(인수합병)를 통해 고급 디저트를 먹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휴대폰을 비롯한 생활가전 부문에 있어서는 중국의 로컬 브랜드가 점차 외국산 점유율을 밀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중국 TCL의 프랑스 톰슨社의 TV사업부 인수, 레노보의 IBM PC사업부 인수 등과 같은 잇딴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전략은 조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을 통해 외국기업의 기술획득) 전략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중국은 오염산업과 같은 저산업 분야의 투자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할 때 중국 비즈니스의 길은 좀 더 명확해질 것이다.

/글=박정동 소장 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