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한정식전문 '여명'
봄에 잡은 꽃게로 겨울까지 신선하게

콩 직접 발효 '청국장불고기' 일품





공연히 간장게장을 '밥도둑'이라 하겠는가. 아직도 이 말이 미덥지 못하다면 지금 당장 '여명'으로 가보시라.
화성시 팔탄면 구장사거리에서 화성시청 방향으로 1㎞정도 따라가다 보면 도로 왼편으로 약간 벗어난 곳에 수줍은 듯 '여명'이 얼굴을 내민다.
건물외관은 수수한 편.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비교적 여유로운 주차공간에 차를 세워놓고 들어서면 주인(배진희)이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도회적인 외모와 세련된 손님맞이로 봐서 만만찮은 내공(10년)을 가졌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칼국수집으로 시작해 10여년 만에 이 처럼 제법 규모 있는 한정식집을 운영하게 됐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그렇다면 왜 '간장게장'인가?
팔탄지역이 급속히 산업화되면서 이곳을 찾은 외지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에 한정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한정식의 특성상 반찬의 가짓수가 많아 손님들 입맛에 맞는 반찬을 찾느라 고생도 많았다. 이처럼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주메뉴로 선택한 것이 간장게장이다.
그래서 세운 원칙하나가 바로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한다는 것. 그 약속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명의 상차림은 단순하다. 꼭 필요한 반찬만으로 차려졌다는 느낌이다. 그러면 어떠랴.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간장게장 하나만으로도 입안 가득 군침이 돈다. 곁들인 반찬도 시골밥상을 연상케 한다. 조를 섞은 밥도 찰져 입에 딱 붙는다.
속이 꽉 찬 게의 속살을 정신없이 탐하다가, 게 껍데기에 마무리하면 밥 두 그릇은 그야말로 '게 눈 감추기'다. 이만하면 그 어떤 음식도 부럽지 않다.
'여명'에서는 봄철에 잡히는 꽃게만을 취급한다. 서해안에서 잡는 봄 꽃게를 구입해 겨울까지 먹을 수 있도록 특수냉동 보관소에 저장을 한다.
꽃게를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신선도가 우선. 4월 초순에서 하순까지 서산 앞바다와 연평도 인근에서 잡히는 꽃게를 사용한다. 그녀가 봄 꽃게를 고집하는 이유는 알이 많은데다 오래 두어도 무르지 않으며 살이 꽉 차 맛이 더욱 풍부하기 때문이다.

맛있는 게장을 담그려면 일단 꽃게를 어떻게 구매하느냐가 중요하다.
간장게장의 맛은 40%의 재료선별과 30%의 숙성과정, 그리고 20%의 양념과 10%의 손맛이 어우러져 결정된다는 것이 배사장의 설명이고 보기 좋은 꽃게를 사 오는 일이 왜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게장을 먹을 때 점잖은 체면은 금물. 먼저 소매를 걷고 살이 튼실하게 오른 게를 손으로 뚝 잘라 쪽쪽 빨아가며 사정없이(?) 발라먹어야 제 맛이다. 고유의 간간한 감칠맛이 느껴지다가 부드러운 속살이 혀를 감싸면 '그래, 바로 이 맛이야'란 말이 절로 나온다.
배 사장은 간장 게장은 맛도 좋지만 영양도 훌륭하다고 자랑한다.
꽃게에는 100g당 칼슘이 118mg정도나 들어 있어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또 지방은 적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많고 키토산의 보고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간장게장은 택배포장도 가능하다(3kg 10만원, 6kg 20만원).
또 간장게장과 함께 '여명'이 자랑하는 메뉴가 청국장 불고기다. 직접 발효시킨 콩이 푸짐하게 들어간 청국장은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간장게장 정식 2만원, 청국장 불고기 1만원.
또한, 농협과의 직거래를 통해 국내산 특등급 한우만을 고집하는 '한우 등심'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0g 3만5천원)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식당으로 만들기 위해 집에서 먹는 음식 맛을 내야 한다"는 배 사장의 음식철학이다.
이를 위해 손님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물론 종업원들과도 수시로 음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등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한 '여명'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내부는 깔끔한 테이블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아늑한 느낌이다. 또 2층에는 접대손님들은 위한 6개의 방이 있어 업무차 오는 손님들이 많다.

문의사항 031-366-4393, cafe.daum.net/bestyeomyeomg.

/송용환 기자 blog.itimes.co.kr/fanta·사진제공=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