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칼럼
우리가 느끼는 희노애락의 감정, 그 대부분은 자기 자신이 주변으로부터 어떤 평가와 취급을 받고 있느냐에 따라서 좌우된다. 자신의 마음과 행동에 관하여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도 기뻐하거나 즐거워한다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수양을 쌓은 사람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경우 화부터 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으로부터 받는 평가나 처우가 신경 쓰이지 않는 경지에 몸을 둘 수 있다면 인생의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세상의 비판에 대하여 마이동풍 식으로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신경을 안 써도 괜찮은 것은 어디까지나 뜬소문인 경우이지, 자기 자신의 과오가 있을 경우에는 허심탄회하게 그 비판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함은 두말할 나의도 없다.

몇 년 전, 한창 뜨거운 여름으로 기억되는 저녁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책을 읽느라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어머! 안 계시는 줄 알았는데 계시네요."기대 밖으로 전화를 받으니깐 무척 반가운 모양인지, 근처에 있다며 바로 방문을 약속하며 끊었다.

제 작년, 모 서점의 요청으로 이름풀이를 무료로 봐 준적이 있었다. 무료라 사람들이 줄을 서는 바람에 번호표를 나눠주며 추첨 형식으로 인원을 선별했는데 그 때 보았던 여인이었다. 그 때 필자가 겨울이 되면 견디기 힘들 거라며, 그러니 매사 조심하라 일러주었는데 정말 겨울이 되니깐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들더라고 하소연 했다. 십분도 되기 전에 찾아 온 여인을 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듯했다.

그때 마침 기다리던 손님이 사정이 생겨 방문을 미루고 있던 터라 조용하고 한가한 시간으로 인해 여인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간 살아온 인생여정이 하도 굴곡이 심해 이름을 물었더니 주분선이라 하였다.

이름을 듣는 순간 어느 정도 여인의 불행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이 이름이야말로 한문획수가 완벽한 원형이정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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