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물을 보고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있고, 좋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또한 같은 양의 물질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많게 느껴지고, 어떤 사람은 적게 느껴진다. 그것은 모두 사물을 대하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과 자세를 올바로 가져야 한다.
바로 며칠 전의 일이었다.
밤은 점점 깊어 가는데 그녀는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의 건강으로 인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사람을 뒤로 하고 나설 마음도 아니기에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따지고 보면 필자가 조금만 주의했어도 그녀를 그런 갈등에까지 이르게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자책감도 있었다.
“선생님 얘기를 듣고 보니 이제야 이해가 가요.” 결혼생활 15년째인 H는 늘 몸이 무겁고 찌뿌둥해 병원에 가보면 어디 뚜렷하게 아픈데가 없는게 문제였다. 그래서 누가 보면 꼭 꾀병을 앓는 사람 같아 더욱 미칠 지경이었는데, 그러던 그녀가 지난달 2기 위암 수술을 받고 어느 정도 회복하자 제일 먼저 필자를 찾았다.
“그런 경우도 있군요. 제 병치레가 남편으로 인한 것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요.” 결혼하고 늘 아픈 모습만 보였던 H는 항상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뿐이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그런 그녀의 착한 심성이 필자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어 그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얘기를 하고 말았다. 그것은 본인보다도 남편의 사주 탓으로 인해 아픈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뜻에서 무심코 던진 말이었다.
남편 사주에 처 궁이 약하면서 재고(財庫:부인이 무덤에 들어감)를 깔고 있으면 부인이 질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궁합을 볼 때 단순히 궁합의 좋고 나쁜 것만 보는게 아니라 남편 궁이 좋은가, 혹은 처 궁이 부실한가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H의 남편은 처 궁이 약한데다 재고까지 깔고 있고, 거기다 그녀 역시 일주가 신약해 건강한 사주가 아니어서 늘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간 남편한테 미안했던 마음이, 필자의 얘기로 인해 한 순간 원망으로 뒤바뀌는 지금의 H의 마음 상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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