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항상 이름의 영향력 속에서 산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그 이름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아간다. 이름으로 인하여 자녀의 평생 운명이 비통과 좌절 속에서 괴로운 일생을 보내게 된다면 그것도 부모의 책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왜냐면 이름은 성격을 형성하고 운명을 좌우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며 또한 개인의 운세까지 예지하기 때문이다.
 성명학에서는 성(姓)이 하늘(天)이고 父며, 이름의 끝 글자는 땅(地)을 표시하며 母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있으며,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자신을 나타낸다. 자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부모가 있음을 알고 그래서 나를 나타내는 가운데 글자를 제일 중요한 부위로 여겨 중심 명운이라 하고 이 명운에서 성격도 형성되고 있다.
 이름의 소리는 사람들의 몸 속에서 울려 나오는 넋이 담긴 힘의 존재다. 때문에 그 힘이 우주 속에 퍼져있는 기운과 만나 조화되므로 길흉화복이 생긴다. 다시 말해서 이름의 소리는 사람의 힘이 담긴 기운으로 그 기운이 입을 통하여 우주공간 속에서 작용하는 기운과 만나 그 이름의 주인공에게 길흉의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중심 명운은 나 자신의 심장부와 같으므로 姓이나 끝 글자가 해롭게 하는 것을 제일 싫어하며, 만약 중심 명운이 극을 당하면 일생에 불의의 대화(大禍)를 당한다. 이름이 이렇듯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해 이름만 가지고 운세를 풀이해 준 적이 있었다. 이름이 중요하다고는 느꼈지만 사주에 비하면 그까짓 이름이 무어 그리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풀어주다 보니 필자의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름이 사람의 운명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상상외로 엄청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간 은연중 이름을 무시했던 필자의 지난 세월을 한 순간 부끄러워해야 했다.
 이름의 위력 앞에 새삼 압도되지 않을 수 없었던 사례 중에 1920년생인 김만열의 이름을 의뢰하던 중년의 노신사가 생각난다. 20년생은 庚申생으로 天干, 地支의 명운이 똑같다. 이러한 배합의 명운은 천간과 지지가 다른 사람의 명운보다 그 효력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혹시 정신 이상은 없는가요?” 이북에서 월남하여 근근이 벌어 말년에 집을 한 칸 장만하였다는데, 복이 없는 사람이 집을 가진 탓인지 만취한 상태에서 홧김에 집에 불을 놓아 전소시키고, 그 후 정신이상이 되었다가 수년 후에 사망하였다던 노신사 아버님의 함자였다.
 이처럼 이름은 운명에 놀라우리 만치 무서운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함부로 이름을 지었다가는 평생을 후회하게 됨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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