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누린자들의 비도덕성이 또 다시 사회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한동안 잠잠하던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들린다.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증가는 무역수지 관리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망국적인 과소비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불길한 느낌을 준다.

 지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옷로비 사건만해도 그렇다.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그렇지만 특히 전 현직 장관부인이라는 사실 또한 놀랍다. 우리사회의 도덕 수준을 짐작케 하는 한 단면이 아닐 수없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왜곡된 모습을 확인하게 한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옷을 입어야 직성이 풀리는 빗나간 가치관이 세상을 뒤틀리게 하고 그러한 허영심이 외화 낭비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도 명색이 상류층을 자처한다면 무엇이 달라도 다른 구석이 있어야 한다. 실업자들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데도 자신들만 호의호식하자고 기를 쓴다. 대다수 국민들은 제도개혁 못지 않게 의식개혁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어떻게 개혁을 성사 시킬 수 있으며 또 IMF체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의문부터 앞선다.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먼데 요즘 경제사정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과소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니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제 제발 위화감을 자아내는 짓거리는 그만들 했으면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돈이 있다고 유세를 부리고 거드름을 피우고 있을게 아니라 비지땀 흘리면서 산업전선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기층민중의 고충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그들을 구조하고 치유하고 돌보기는 커녕 실의에 빠져들게 해서야 되겠는가.

 정부나 국민 모두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한다. 도의심 앙양을 통해 우리사회를 보다 명랑하게 만들도록 힘써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어려운 경제여건과 밖에서 밀어 닥치는 개방 압력은 잠시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모두가 분수를 알고 처신해야 한다. 지금 바로 우리의 도덕적 수준을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