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前 동구청장
얼마전 인천일보 사회면에 나온 한장의 사진을 보면서 아연질색,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인천시 동구청 공무원직장협의회장인 C씨가 구청 광장에서 많은 주민과 동료들이 보는 가운데 삭발을 하고 있는 장면의 모습이 마치 범법자의 처절한 절규(?) 같아 상상하기 어려운 마음의 쓰라림이 와 닿는 것은 왜 일까?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직장협의회간 무슨 오해가 있기에 이지경까지 비화되고 있는 것일까?
구청장은 구민의 손으로 직접 뽑아 구민의 생활과 안정을 위하고 구의 모든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선택한 사람이다.
또한 공무원은 주민의 공복으로서 어려운 민원을 해결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구청장과 구 공무원은 서로간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타협과 화합속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구의 모든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할 입장에 있는 관계다.
그런데 그들의 갈등이 깊고 크면 클수록 구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실망과 좌절, 민원의 불편함이 크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지금 동구는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구도심지역으로서, 추진해야 할 일들이 태산 같은 곳이다.
송림 4·6동과 3·5동 재개발, 숭송지구(숭의동, 송림동) 개발 등은 하루 빨리 서둘러야 될 사업이다.
그뿐인가. 곳곳에 재건축도 해결해야 할 곳이 많고,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소방도로 대형도로로 인해 주민의 불편함은 말이 아니다.
공원과 녹지가 가장 적은 동구에는 짜투리 공원도 필요하고, 특히 나무를 많이 심어 녹지공간을 확보해야 공해를 줄일 수 있다.
실업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동구는 영세민과 노약자, 결식아동들의 문제 해결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지역이다.
구청장과 공무원노조간의 분쟁을 동구의회는 바라만 보고 있으면 안된다. 구의회는 구민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구의회는 양자의 의견을 존중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줘야 한다. 2기 구의회 의장단이 구성되었이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또한 신문지상의 보도를 보면, 일부 관변단체(노인회, 새마을, 재향군인회, 바르게살기회, 자유총연맹, 여성단체협의회) 등이 나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두둔하고 있는 듯한 보도가 나오는데, 이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편 가르기는 좋지 않다고 본다.
필자는 동구청장으로 재직 당시인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송림동 동구시장에 불법으로 자리잡고 있던 노점상 78개 점포와 1년 가까이 투쟁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노점상들은 그자리를 지키기 위해 불법인줄 알면서 전국노점상연합회를 끌어들여 전쟁에 가까운 투쟁을 계속했으며, 잦은 데모와 현대로터리 및 도로를 점거하고 방화도 서슴치 않았다. 그로 말미암아 구청의 행정은 좌절치 않고 공무원들과 구청장인 나는 80여회의 대화 끝에 그들을 설득하여 지금의 안정된 곳에 정착토록 했다.또한 동구 공무원들과 나는 그들이 정착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성금까지 거두어 주는 성의도 베풀었다.
아마 전국에서 노점상과 대화와 타협으로 이끈 것은 동구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양쪽 모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화는 얼어 붙었던 남과 북의 마음을 통하게 한 교훈(?)을 우리는 보아왔다.
양쪽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 관변단체, 동구의회가 나서야 한다. 그래서 빨리 매듭을 짓고 구의 살림살이를 예전과 같이 챙길 수 있도록 구청장과 공무원협의회를 모두 도와 줘야 한다.
늦으면 늦을수록 구민에게 돌아오는 것은 ‘손실된 행정’ 뿐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8만여 구민은 해결책의 결과를 주시하고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