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의회 김기홍 의원
김선일 청년의 죽음, 그리고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찬, 반 격론 등으로 우리 사회가 온통 어수선한 이때에 지금 모든 지역과 지방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일련의 행위와 움직임들이 우리를 더욱 더 분노케하고 좌절케 한다.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를까?
선의의 경쟁, 정책대결등 이러한 단어보다는 금품매수, 상납, 자리보장등 이러한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우리 지방의회의 현주소일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남동구의회의 성상납 논란이 이것을 증명하는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한 술 더 떠 최근에 의장단 선거와 관련 일어나고 있는 추세는 전반기에 했던 의장이 다시금 후반기까지 독식하려고 하는 반형평성, 반합리성이 여기저기서 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나는 의장이라는 자리가 의회 민주주의의 정착과 지역발전의 구심으로서 기능이 아니라 권력화 되어 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가 없다. 지방의회 회기를 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었는가? 라고 하는 기본적 질문마저도 무색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의장단 선거는 의원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의 보장이라는 관행하에 합리성과 발전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이러한 관행과 역사, 그리고 우리가 이루어야 할 가치는 온데 간데없고 무조건 다시 해보겠다는 패권주의적 발상만 있을 뿐이니 한탄할 일이다.
이러한 지방의회의 후반기 원 구성의 실태를 보면서 아직도 원구성 합의를 하지 못한 국회가 차라리 지방의회의 실태보다는 “낫구나!” 하는 푸념을 하게 된다. 적어도 국회는 원구성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당의 정책과 이념 속에서 원구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원구성이라고 하는 것은 정책과 이념이 없다. 지역발전의 청사진도 없다. 의회민주주의의 비젼도 없다. 오직 있는 것은 “나를 따르라! 자리 줄게! 돈 줄게!” 등등의 패거리 패권주의 밖에 없다. 이런 곳에서 무슨 희망을 얘기하고 발전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얘기한 의장단 구성과 관련한 지방의회의 실태가 지난 92년 지방의회가 시작되면서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왜 고치지 못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의회에 몸담고 있는 모든 지방의원들이 잘못된 의장단 선거제도를 고치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서이다. 현재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는 선거 당일까지 누가 나오는지? 공식화 되지 않는다. 전반기를 평가하고 후반기는 이렇게 하겠다는 내용은 단연 없다. 오로지 있는 것은 물밑 협상뿐이다. 내가 되기 위해서 동료의원 한사람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서 물밑협상만이 있을 뿐이다. 물밑협상의 수단과 도구는 정책과 비젼이 아니라 당연히 자리와 금품뿐이다.
이러한 지방의회의 의장단 선거를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바꿀 때만이 부도덕과 부정이 사라질 수 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의장단이 선출되는 시스템으로 바꾸어야 한다. 비공식, 물밑협상에 의존해서 진행되는 현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제 시민이 나서 주어야 한다. 이러한 부도덕과 부정이 원천봉쇄되고 진정으로 정책과 비젼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하루 빨리 만들어 잘못된 지방의회의 자화상을 고쳐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느끼는 소수의 지방의원들 가지고는 역부족이다. 시민단체와 전문가가 나서서 안(案)을 만들고 시민들이 요구하여 현실화시키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