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3만명에 육박하는 이시기에…’라는 말이 한 TV 시트콤에 등장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어로 떠돌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일명 ‘백수’로 지내는 피 끓는 청춘들의 현실을 꼬집는 대사이다보니 탤런트가 던지는 대사에 웃음 짓기도 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부분 또한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청년들의 실업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그러나 지난 28일 중소기업청이 마련한 ‘수도권 채용박람회’는 이런 현실을 이해하기에는 사실 젊은이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다.
 좀더 편한 일자리를 가지려 애쓰다 보니 기술직 등의 채용을 희망하는 업체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아 취직하기 힘들다는 청년 취업난을 비웃게 만들었다.
 지난 28일 자신을 정모씨라고 밝힌 독자가 기자에게 한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사람을 구하려는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사실 채용자격의 기준이 너무나 좁다는 것이다. 자신은 기계설비계열 기술직으로 30여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했지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고려하지 않고 고령자로 여기는 사회의 인식이 불만이라는 설명이다.
 “과거의 직급이나 대우에 연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사회 직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봉사하는 마음으로 중소기업에서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나 나이 제한 때문에 응시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네요”
 사회가 점차 고령화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그러나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신체를 가진 이들이 사업장에서 익힌 연륜과 경륜은 ‘재활용’ 또한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결국 고령자에 속하는 고급기술 인력들을 사장하고 있는 꼴이다. 젊은이들의 취업문제도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경력이나 능력을 중심으로 고령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들의 기술을 ‘재활용’하지 못한다면 발전은커녕 우리는 늘 제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이은경기자> bulgo@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