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흥 인천신생전문요양원장

“ 65세는 괜찮아요. 70세요? 손해의 시작이죠!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따라서 몇 년 전부터 노인들을 배척하는 운동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었다.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이 글은 베르나르 베르베르(Benard Werber)가 저성장, 인구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죽지 않고 살아가는 노인들의 탓으로 미래의 고령사회에 나타나는 문제들을 자신의 베스트셀러인 「나무」에서 고발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사회 경제적 변수에 의해 사회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과거에 겪어 보지 못했던 사회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즉, 노령인구의 증가 및 출생률의 저하, 조기연금수급자의 증가, 그리고 교육기간연장과 이혼율의 증가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은 급속히 증가한 다양한 노인문제 중에서도 새롭게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화 사회의 분담과 유지가 쟁점화 되었다. 또한 도시화, 산업화, 핵가족화의 진행 속에서 고령자의 접촉이나 교류도 무의식적인 형태로 적어지게 되었으며, 집에서 생활하는 고령자 중에서 ‘케어’를 필요로 하는 와상 노인이나 독거노인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제도 아래서는 가정에서 노인과 어린 세대가 함께 거주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접촉이 가능했다. 그러나 오늘날 가족형태는 핵가족화로 분리되어 노인과 어린세대의 접촉점이 상실되어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어 세대 간의 갈등이 증폭되어 가고 있다. 또한 의료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노인들의 생명이 연장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로 더욱 젊은 세대와의 갈등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인들의 부양문제는 사회나 가족에 대한 노인의 의존성으로 인하여 사회문제화 되고 있으며, 더불어 노인세대가 하나의 독립된 세대로 분리되어 영향력 있는 세대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젊은 세대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으며, 과거의 농경문화 속에서 성장한 노인세대와 정보의 확보에 가치를 두는 젊은 세대 간의 가치관의 차이는 현격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를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세대 간의 갈등에 따른 해결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사회에 노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깨닫게 하여야 한다. 세대 간에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여 서로 간에 태도를 개선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노인의 긍정적인 면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특성을 가진 노인을 중심으로 사회에 활동하게 하여 고정적인 관념과 편견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야 한다. 즉 세대 간의 빈번한 관계(relationship)를 통하여 갈등을 해소하고 태도를 개선시켜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해결방안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이 필요한데 그 중의 하나가 세대공동체 교육과 같은 복지교육이 필요하다. 지금의 아동, 청년들은 심각한 대인관계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문제행동의 증대, 왕따 문제, 가정 내 폭력의 증가 등 반사회적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결과로 가정이나 사회의 교육이 상실되고 이들의 다양한 사회체험의 場, 사회적 유용감의 상실 등이 주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복지교육에 의한 자원봉사 체험활동과 장애인과의 교류활동, 고령자와의 빈번한 교류 활동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해,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그리고 각각의 삶의 단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고른 인간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켈리 해리슨(Kelly-Harrison)과 같은 학자는 주장하고 있다. 이제 사회는 노인과 젊은 세대들 사이에 한 공동체 안에서 서로 간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며 인생전체의 경험을 더욱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 있어서 나타난 노인의 문제들은 지역사회에 큰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 해결에 있어서도 행정서비스만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지역사회는 올바른 복지교육으로 젊은이와 노인세대와의 경험을 통한 그 사회의 문화유산과 전통, 그리고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제공해야 한다.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필자에게,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황혼의 반란’에 나오는 마지막 대사는 의미 있게 내 가슴에 꽂힌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