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 기업체 72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인천에서 열린 '수도권 채용박람회'는 지금의 청년 실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현장이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구직 희망자 6천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지만 채용이 확정된 인원은 고작 307명에 불과했다. 경쟁률이 물경 20대 1에 육박했던 셈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청년 실업사태는 실업률이 3년만에 9%대를 넘어서는 등 악화되고 있다. 제조업 가동율이 점점 떨어지고 국내에서 공장을 하기 어려워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이 늘면서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니 실업증가는 일응 예상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년 10명 중 3명이 놀고 있고 4명 중 1명이 구직을 포기한 상태라면 이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실업자 처지가 된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고는 그 고통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작년 한해 줄어든 일자리는 무려 19만2000개에 달한다. 여기에 기업들의 채용규모는 올들어서도 계속 줄어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구하려고 수십번씩 입사원서를 제출했다가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바람에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실업자도 상당수에 이르러 실질적인 청년 실업률은 10% 대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이다. 청년 실업문제가 우리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지경임을 나타내는 지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고용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목표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중점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지금이라도 사회불안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안전망 확충 등 정부의 추진목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은 실업대책이다.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야만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젊은이들이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좌절하다보면 자칫 근로의욕을 상실하기 쉽다. 이것은 더 큰 문제다. 놀고 먹으려는 심리가 뿌리 박힐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런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인력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