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발전 섬 소상공인 자격 안 돼
매출 3000만원 이하 20만원 차감
구역별 전기사업자로 미분류 탓

“자가발전시설이 설치된 섬에 산다고 해서 전기세 감면 혜택을 못 받는다니 분통이 터집니다.”

인천 옹진군 덕적면 지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모(62·여)씨는 지난달 말 소상공인에게 전기세를 감면해주는 정부 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전화를 걸었다.

해당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자 올 2월 시행한 정책으로, 연 매출 3000만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의 전기료를 차감해주는 내용이다.

박씨는 연 매출이 3000만원이 안 돼 전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줄 알았지만 공단에서 돌아온 답변은 “자격 조건이 되지 않아서 감면을 받을 수 없다”였다.

8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중기부의 전기세 감면 대상은 한국전력이나 7개 구역 전기사업자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가정·사업소로 한정된다.

그러나 자가발전을 하는 섬 소상공인들은 감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옹진군 굴업도·백아도·지도 등 3개 섬 주민 111명은 각 섬에 설치된 자가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공급받아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들 섬은 외부에서 들여온 경유 등 연료로 전력을 생산해 각 가정과 사업소에 육지와 동일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발전소 자체가 지자체가 맡아서 운영하는 시설이다 보니 사업자등록번호상 구역별 전기사업자로 분류되지 않은 탓에 전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가발전 도서 소상공인들이 제도적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군이 2016년부터 한전 측에 이들 섬 발전소 소유권을 인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한전이 소유권을 넘겨받았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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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이런 사례가 섬 주민의 서글픈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군과 한전 간에 협의가 원활히 안 되는 건데 왜 우리가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중앙부처가 전기요금 특별지원 사업 공고를 수정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건의할 것”이라면서도 “자체적으로 전기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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