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과 하늘길을 함께 지닌 300만 도시 인천은 지난 주말 4·10 총선 사전투표 모습도 그 어느 도시보다 다채로웠다. 육지에 비해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섬마을이지만 노인들과 군인들은 사전투표소로 향했고 우리나라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에선 해외를 오가는 시민들이 바쁜 발길을 멈추고 한 표를 행사했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직접 사전투표소까지 차를 운행하는 봉사자도 있었다.

▲ 지난 6일 오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지역 주민과 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제공=독자
▲ 지난 6일 오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지역 주민과 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제공=독자

▲뭍 가까운 섬부터 최북단 백령까지 투표 열기 '후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 이른 아침부터 해병대 장병들과 주민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사전투표소인 백령도서관을 찾았다.

백령도 등 서해 최북단 섬에 사는 도서주민들은 평일에 진행하는 본투표에 사정상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리 사전투표장을 찾는 분위기다.

항운노조 일을 하는 이모(62)씨는 “새벽 일을 마치고 오전 6시30분에 사전투표장을 찾았다”라며 “아무래도 섬 지역 주민들은 본투표 당일 날씨 등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대다수가 사전투표에 참여하곤 한다. 그만큼 섬 지역 주민들이 선거에 관심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륙과 가까운 북도 주민 김모(58)씨는 “우리와 같은 섬 지역은 인구수가 적다 보니 후보들에게 소외될 수밖에 없다. 당선되는 사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인구가 적은 지역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섬 주민들도 있었다. 면 소재지 도서가 아니면 사전투표소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이작도 주민 강모(63)씨는 “사전투표를 위해 자월도까지 나가기는 어려워서 그냥 본투표 때 투표장이 마련되면 참여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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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투표 첫날인 5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여행길 오르기 전 사전투표는 인천에서

5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전투표소.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공항을 찾은 유권자들은 여행길에 오르기 전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은 공항을 배경으로 '투표 인증샷'을 찍곤 했다.

경기도 화성에서 중국 상해를 가기 위해 공항을 찾은 정모(23)씨도 “서로 싸우는 정치가 제 한 표로 달라지진 않겠지만 투표결과가 개선의 여지를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카타르에서 일하는 재외국민 양모(38)씨는 “공항에서 투표하는 색다른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공항에서 일하는 직장인들도 시간을 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 5일 오전 부평구 청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홍사성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이 투표 편의차량을 이용해 거동 약자의 사전투표장 방문을 돕고 있다./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 5일 오전 부평구 청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홍사성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이 투표 편의차량을 이용해 거동 약자의 사전투표장 방문을 돕고 있다./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거동 약자도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오전에는 3명, 오후에는 2명 정도를' 사전투표소로 모실 예정이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소중한 한 표 행사해야 한다.”

부평구에 위치한 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홍사성(51) 사무국장은 사전투표 첫날인 5일, 부평구에 거주하는 이동 약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찾을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인천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장애, 고령 등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투표 편의차량 지원에 나선 것이다.

홍 사무국장은 “장애인, 노약자 등을 위한 투표소 환경이 외적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관리에 대한 부분은 꾸준한 노력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아진·정혜리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