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1954년 명부 작성 안해
최소 400명 이상 피해자 추정
신청 받아 위로금 등 지급키로
선감학원 원아 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이일성(83)씨는 4일 경기도의 발표를 듣고 인천일보에 “피해자로 인정받을 기회가 생겨 조금은 상처를 치유 받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6일 이씨가 인천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 선감학원 원아 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이일성(83)씨는 4일 경기도의 발표를 듣고 인천일보에 “피해자로 인정받을 기회가 생겨 조금은 상처를 치유 받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6일 이씨가 인천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경기도가 원아 대장에 없는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까지 생활안정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인천일보의 단독 보도 이후 3개월여 만에 나온 후속 조치다. 이 피해자들은 최소 4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선감학원 원아 대장에 없는 피해자들까지 포함해 위로금 등 지원 신청을 받겠다고 4일 밝혔다.

원아 대장에 없는 피해자들은 일제가 선감학원을 설립한 1942년부터 1954년까지 12년여 동안 입소한 자다. 이 기간에 입소한 피해자들은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도가 원아 대장을 관리하지 않은 탓에 어떤 기록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도는 이 피해자들이 최소 400여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이들에 대해 내부 조직인 피해자지원심의위원회를 통해 검증하기로 했다. 피해자지원심의위엔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과 전문가 등이 들어가 있다. 도는 이르면 6월부터 이들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도는 원아 대장에 없는 피해자들을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도는 지난해 처음으로 지급하기 시작한 500만원의 위로금, 월 2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 등도 원아 대장에 기록된 피해자(1955~1982년)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 때문에 1942~1954년에 입소한 피해자들은 구타, 강제 노역 등을 똑같이 겪었는데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

본보는 지난해 9월부터 시민단체 등을 수소문한 끝에 원아 대장에 없는 피해자 이일성(83)씨를 단독 인터뷰해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씨는 1952~1954년 선감학원에 수용됐다.

이후 김동연 지사는 지난달 11일 경기언론인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여러 증언을 통해 원아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피해자를 입증할 방법이 필요하다”며 “경기도 정책 등을 통해 방법을 최대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마순흥 도 인권담당관은 “모든 피해자분의 상처가 치유되고 실추된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인규·정해림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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