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남 (사)바른아카데미이사장
▲ 황영남 (사)바른아카데미 이사장∙동국대 특임교수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 중 가장 환영받는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처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시작된 늘봄학교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올해 2학기부터 전면 시행을 위한 시범 운영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늘봄학교 일일강사로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고 있는 것도 성공적인 시작에 도움이 되고 있다.

비록 일부 교원단체와 학교 내 공무직 단체에서 늘봄학교 업무를 누가 담당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시·도교육청에 따라서는 명확히 방침을 정해 안정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시범 운영과 첫 시작이라 다소의 혼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이 가능한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늘봄학교는 성공해야 할 정책임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늘봄학교 성공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교육당국, 지자체, 학교현장에 하고자 한다.

첫째는 늘봄학교 운영주체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지역별로 늘봄학교운영센터를 두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차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가 예정된 늘봄학교는 현 학교교육 시스템만으로 운영할 수 없음은 불문가지이다. 학교는 정규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하고, 이후 늘봄학교는 교육과정 운영과 보살핌(돌봄)을 위한 늘봄학교운영센터를 지역별로 구축하여, 행·재정적 업무는 물론 관련된 제반 권한과 책임을 관장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역에 따라 교육지원청의 관할과 지방자치단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지자체별로 늘봄학교운영센터를 두고 교육지원청이 지원하는 형태가 보다 책임을 명확히 하고 효율적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늘봄학교운영센터 내에 몇 개 학교를 묶어 늘봄학교 매니저를 배치하는 것도 기동성 있는 현장 대처와 업무효율을 꾀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늘봄학교 교육과정(프로그램)과 담당강사에 대한 지속적인 질 관리로 학부모의 신뢰와 호응을 확보해야 한다.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하여 운영되는 늘봄학교가 학부모의 사교육 걱정을 덜고 학생의 돌봄을 안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을 보장하고 안전한 보살핌이 가능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받아 질 높은 늘봄학교 교육과정(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할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특히 늘봄학교의 학습형(방과후학교)은 사교육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강사관리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경쟁력 있는 교육과정은 교육전문가들이 나서서 개발하고 유지해야 학부모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늘봄학교를 위한 사람과 공간을 다양하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늘봄학교에 종사하는 사람은 운영센터, 강사, 보살핌 등을 가리지 않고 지역에 따라 자원이 천차만별인 실정이다. 비교적 대도시는 담당자를 수월하게 구할 수 있지만, 농어촌으로 갈수록 소규모학교일수록 담당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 이런 어려운 사정을 참작하여 담당자의 자격과 조건을 획일적으로 정하기보다는 늘봄학교운영센터의 자율에 따라 다양한 인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늘봄학교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늘봄학교 운영을 교통과 활용공간의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재학 중인 학교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여건에 따라 주민자치센터, 마을회관, 아파트 공유공간, 공공기관 유휴공간, 회사의 연수공간 등등 지역의 사정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공간도 늘봄학교운영센터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무쪼록 늘봄학교 성공을 위해 교육당국, 지자체, 학교,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황영남 (사)바른아카데미 이사장∙동국대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