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관수 전 LCC 기장
▲ 서관수 전 LCC 기장

섬 지역의 소형공항 건설에 대한 예측을 보려면 용역을 통해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제적 추세에 뒤처진 우리나라의 상황을 본다면 외국의 사례연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본과 영국만 보더라도 이미 1970년대에 자국 대부분의 섬에 공항을 건설하고 비행기를 운항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성공과 실패를 겪어왔는지, 얼마나 많은 인구의 이동과 항공기의 이동 그리고 어떠한 공항과 항공기가 쓰였는지를 보면 우리나라 섬의 미래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의 사례를 통해 현재 계획 중인 백령공항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 일본의 쓰시마섬은 백령도 크기의 10배가 넘으며, 인구는 약 3만명으로 백령도의 3배가 넘는다. 이 섬에 3월 23일 토요일 4편의 비행기가 들어갔다. 한 편은 후쿠오카에서 74인승 비행기, 나머지 세편은 나가사키에서 48인승 비행기였다. 수치상으로 비교만 해봐도 쓰시마섬 인구의 1/3인 백령도에는 50인승급 비행기 1 2편만 띄워도 충분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백령공항과 백령공항에 취항할 항공사의 적자가 너무나 자명해 보이는 이유이다.

둘째, 백령공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의 세월이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도 백령도의 주민들은 공항건설을 위해 오랜 시간을 인내해왔다. 그런데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5년을 또 기다리라고 하는 게 과연 서해 5도를 지키면서 살아온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전부일까? 아니다. 백령도는 다른 대안을 이미 가지고 있다. 그것도 무려 2가지나 가지고 있다.

그 첫 번째 대안은 백령호수에 수상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상공항을 세계에서 찾아보면 캐나다의 벤쿠버항과 몰디브의 수상공항을 들 수 있다. 유튜브에 검색만 하면 지금 바로 생생한 수상비행기 운항을 볼 수 있다. 바로 이 수상공항을 백령호수에 건설한다면 건설비는 터미널 건설에 3억원, 수상공항 설치물에 3억원, 건설 기간 6개월이면 될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수륙양용기를 띄우면 백령도와 김포공항을 1시간에 연결할 수 있다. 19인승 이하 비행기는 임대료가 저렴하기에 민간업자가 항공사업을 시작하기도 용이하다.

둘째, 사곶사빈을 민간이 군과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사곶사빈을 소개하면서 전 세계에 나폴리와 함께 두 군데밖에 없는 천연활주로라고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자랑거리를 우리는 항공교통에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세계로 눈을 돌리면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의 바라섬에서 바라공항을 우리는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사장을 천연활주로로 이용하는 곳이다. 이 독특함으로 인해 많은 유튜버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사곶사빈은 아직 군이 유사시에는 사용하고 있기에 이 사빈을 민간이 공항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지 민간터미널 시설만 있으면 될 것이다. 즉 민간터미널 시설 공사비 3억원과 민간소형항공사업자만 있으면 그리고 정부와 군이 허락만 한다면 1년 내에 19인승 이하 항공기를 띄울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전 세계의 사례가 증명하고 있으며 해답은 유튜브에 이미 다 올라와 있다.

서해5도를 지켜온 주민들에게 5년을 기다리라는 말 대신에 그들에게 지금 가능한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사빈을 이용해 먼저 운항을 하고 5년 후에 백령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교통불편을 해소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관수 전 LCC 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