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성범 NFT미래포럼 회장
▲ 봉성범 NFT미래포럼 회장

사건·사고를 비롯한 어두운 뉴스 홍수에서도 세계가 한류 열풍으로 뜨겁다는 소식만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굿 뉴스이다.

지난해 10월 일이다. 세계적인 석학 조셉 나이 교수가 하버드 케네디 스쿨 세미나에서 BTS, 오징어게임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소프트파워 확장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 일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해외의 대단한 석학이 한국을 언급했다며 크게 기뻐하며 감사할 일이었겠으나,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이런 일에 놀라지 않을뿐더러 당연한 일로 여긴다.

비단 BTS, 오징어게임 뿐인가? 아카데미상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을 필두로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소식 역시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그야말로 한류가 전 세계에, 그것도 전방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와중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2023년 콘텐츠산업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연구'를 발표했는데,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콘텐츠산업이 사회 여러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경제적 가치로 측정한 부분은 꽤 주목해 볼 만하다. 이 연구에 따르면 콘텐츠산업을 통한 생산유발액은 2010년 38조656억원에서 68% 증가해 2019년 63조9747억원으로 늘었고, 부가가치유발액은 2010년 16조9775억원에서 91.6% 증가한 32조5249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더욱 가파르게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부터의 조사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놀라운 성장 속도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콘텐츠산업을 통한 고용유발인원은 어떠했을까?

출판산업, 만화산업, 음악산업, 영화산업 등 콘텐츠산업 전체로 따졌을 때 2010년 27만249명에서 95.1%로 증가한 2019년 52만7263명으로 고용유발인원은 거의 두 배 늘어났다. 콘텐츠산업이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 이외에도 다른 조사 결과 역시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5%도 채 안 되는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3~2021년 콘텐츠산업의 연평균 매출액은 그 두 배가 넘는 5.2%나 증가했다. 이제는 콘텐츠산업이 유망산업인 동시에, 콘텐츠산업이 성공해야만 한국 경제도 성공하리라는 것에 대해 더는 어떠한 이견도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 콘텐츠산업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 분야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쉽다. 예산은 쓰는데 일회성으로 사라지는, 이른바 소비의 영역에서만 문화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선입견이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철 지난 시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걱정하면서도 막상 창작자들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정책이 걸음마 수준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앞으로 공공이나 기업에서 더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창작자 경제를 깊이 고민해 나가야만 한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1200억 달러, 자동차 750억 달러, 콘텐츠 160억 달러, 농수산식품 132억 달러라는 수출·수주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문화가 경제로, 콘텐츠가 일자리로, 창작이 수입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가 시급하다.

/봉성범 NFT미래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