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1억3200만원 최고액
사용처 정한 지자체 1곳도 없어
"특색 있는 계획 세워 홍보 필요"
▲ 인천시청
▲ 인천시청

인천시와 인천 기초단체들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부제 시행 2년차를 맞았음에도 기부금을 사용했거나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한 지자체는 한 곳도 없다.

19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시와 10개 군·구는 지난해 총 7억6800만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거둬들였다.

군∙구별로는 강화군이 1억32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모았고, 부평구(1억100만원)와 미추홀∙연수구(각 97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동구는 2500만원으로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구(2600만원)와 남동구(3800만원)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시의 모금액은 7900만원이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까지 기부금 목표액의 30% 정도만 모였는데 연말정산 기간인 12월이 다가오자 기부자들이 늘어나면서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월 전국에서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의 거주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 기부금을 낼 수 있는 제도로, 기부자는 기부금의 최대 30%를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지자체가 1년이 넘도록 기부금 활용 방안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지자체는 “올해 안에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기부금이 적게 모인 지자체는 “올해도 사용처를 결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나마 부평구는 지난달 각 부서를 대상으로 고향사랑기금 사업 수요 조사를 진행해 내달 활용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자 기부자들 사이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취지와 목적에 맞게 자신이 낸 기부금이 고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특색 있는 고향사랑기금 사업을 발굴∙홍보해 더 많은 사람의 기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시 동구의 발달장애 청소년 ‘E.T 야구단(East tigers)’ 활동 운영비 지원 사업과 울산시 남구의 신혼(임신) 부부 예방접종 지원 사업도 고향사랑기부금을 잘 활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기부를 통해 고향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등 기부자에게 확실한 동기를 유발해줘야 보람을 느끼고 기부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며 “지자체들이 구체적이고 특색 있는 기부금 활용 계획을 세워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