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인 빅카인즈 로고. /인천일보db
▲ 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인 빅카인즈 로고. /인천일보db

4·10 총선 경기지역 60개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은 40여명의 친명 인사를 대거 전진 배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0여명의 친윤 인사들을 이른바 험지를 피해 공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일보가 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 데이터를 통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을 분석한 결과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7일 오후 3시 기준 민주당은 경기지역 60곳의 선거구 중 부천갑·안산을 등 2곳을 제외한 모든 후보자를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포천가평 선거구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으로 후보를 결정하면서 공천 작업을 끝냈다.

▲언론 기사량으로 본 친명 ‘40여명’

인천일보는 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인 빅카인즈를 통해 지금까지 공천한 두 정당의 후보자를 전수조사했다. 빅카인즈엔 종합·지역일간지, 경제지 등에서 수집한 기사들과 관련 자료들을 구축해놨다.

인천일보가 빅카인즈에 ‘친명 ○○○’로 공란에 경기지역 후보자 이름을 검색하고 올해 1월부터 지난 3월15일까지 나온 기사들을 분석해보니 ‘친명’ 인사는 최소 40여명이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현역 의원이거나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이 대표를 위해 목소리를 내온 원외 인사였다. 이들에 대한 기사량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사가 가장 많이 나온 후보는 이수진 의원(비례·546건)이다. 이 의원은 성남중원에서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을 눌렀다. 이어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동두천양주연천갑·437건), 친명색을 꾸준히 드러낸 추미애 전 대표(하남갑·352건), ‘찐명’을 강조해 온 조정식 의원(시흥을·292건), 이 대표가 직접 면담까지 하며 복당시킨 이언주 전 의원(용인정·251건) 등 순이었다.

‘비명’으로 꼽히는 인물은 이광재 전 사무총장(성남분당갑·123건), 홍기원 의원(평택갑·69건), 김태년 의원(성남수정·61건), 김주영 의원(김포갑·39건), 윤호중 의원(구리·32건), 박정 의원(파주을·25건), 윤후덕 의원(파주갑·22건) 등 7명 정도다. 이들 대부분이 친문계로 불린다.

이중 이광재 전 사무총장이 민주당으로선 험지인 성남분당갑에 출마하며 기사량이 100건을 넘긴 했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친명 인사들보단 비교적 적게 보도됐다. 계파 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 염태영 전 도청 경제부지사(수원무·41건), 최재관 전 공무원(여주양평·10건), 엄태준 전 시장(이천·4건) 등도 비명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사량이 적었다.

▲국민의힘, 친윤 인사 ‘10여명’

국민의힘은 ‘친윤 ○○○’로 후보들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민주당보다 보도량 자체가 적은 편이었다. 0∼141건이다. 다만 여기서도 ‘친윤’ 인사의 기사가 많고 ‘비윤’ 인사의 기사는 적었다.

뚜렷한 ‘친윤’은 이용 의원(하남갑·141건)을 비롯해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용인갑·132건), 안철수 의원(성남분당갑·59건), 김은혜 전 홍보수석(성남분당을·54건),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23건),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의정부갑·22건),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안산갑·20건), 고석 전 변호사(용인병·9건), 함경우 의원(광주갑·6건), 김성원 의원(동두천양주연천을·5건), 김학용 의원(안성·4건), 한무경 의원(평택갑·3건), 홍형선 전 국회사무처 사무차장(화성갑·1건) 등 13명 정도다. 이들 대다수가 윤 대통령의 인수위에 있었거나 대통령실에 있던 인물들이다.

이들의 선거구 13곳 중 8곳은 19~21대 총선에서 모두 여당이 승리했거나, 21대 한번 패배하는 등 보수정당의 텃밭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선거구 모두 국민의힘이 정한 공천 기준에서 우선추천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선추천 지역은 21대 총선과 제8회 광역·기초단체장선거에서 당소속 후보자가 패배했거나 최근 총선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등으로 사실상 험지에 해당한다. 친윤으로 분류된 13명 모두 험지를 피해 출마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확실한 ‘비윤계’는 유승민계인 유경준 의원(화성정·46건)과 유의동 정책위의장(평택병·13건), 오세훈계인 이창근 전 당협위원장(하남을·12건) 등 3명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박성중 의원(부천을·19건), 서정현 전 당협위원장(안산을·17건), 장석환 전 대진대 교수(고양을·17건), 박재순 전 당협위원장(수원무·13건), 이창근 전 당협위원장(하남을·12건), 이수정 전 경기대 교수(수원정·8건), 송석준 의원(이천·3건) 등 40여명은 적은 보도량이 보여주듯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 인사들이다.

▲역대 총선 결과가 ‘큰 영향’ 미쳐

전국 선거와 마찬가지로 경기도에서도 예상된 ‘친명’ 대 ‘친윤’ 구도가 아닌 이유는 민주당에겐 양지이지만, 국민의힘에겐 험지였기 때문이다. 최근 20여년 동안 치러진 6번의 총선 결과를 분석해보면 민주당이 무려 5번 승리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을 보면 민주당(새천년민주당)이 22석, 국민의힘(한나라당)이 18석을 확보해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4년 뒤 치러진 17대 총선에선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당시 민주당(열린우리당)은 35석, 국민의힘(한나라당)은 14석을 얻었다.

18대 총선은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이겼다. 이때 국민의힘(한나라당)은 32석, 민주당(통합민주당)은 17석을 가져갔다.

이후 19대 총선에선 민주당(민주통합당) 29석, 국민의힘(새누리당) 21석으로 민주당이 다시 승리했다. 이어 20·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모두 이례적인 압승을 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민주당) 40석, 국민의힘(새누리당) 19석이었고 21대 총선에서 민주당(더불어민주당) 51석, 국민의힘(미래통합당) 7석이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 대표의 측근인 ‘친명’ 인사들을 대거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그나마 승산이 있는 하남갑·용인갑·용인병·의정부갑 등 일부 지역에 ‘친윤’을, 나머지 지역엔 계파가 뚜렷하지 않은 인사를 내세우는 게 나은 판단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체 판세로 보면 ‘친명’ 대 ‘친윤’이라는 구도가 가능할 순 있지만, 경기도를 봤을 땐 마냥 그렇지가 않다”며 “국민의힘으로선 경기도가 상대적으로 힘든 지역이기에 확실한 곳에 ‘친윤’을 배치하고 나머진 현역이거나 영입 인재 등을 배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