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식 '끊임없는 막말' 논란]

의장직 맡은 1년 6개월간
불편한 말 쏟아내 잇단 구설수
5·18 폄훼 인쇄물까지 배포
“공인 책임 상실” 규탄 목소리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회 허식 의장의 불편한 말들이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의장직에 오른 1년6개월간 그는 “경찰 나부랭이”, “우리 교육은 공산주의 교육”, “미추홀구 애들 욕 달고 다녀” 등의 말을 잇따라 하면서 지역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의 인쇄물을 동료 의원들에게 배포한 사실이 밝혀져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는 등 정점에 달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허 의장이 의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격과 예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편한 말의 시작

지난 2022년 7월27일 허식 의장은 취임한 지 한달여 만에 페이스북에 일선 경찰들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허 의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 나부랭이들 그때도 까불면 전부 형사처벌해라. 이건 내전 상황이다”라고 적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경찰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인천경찰 직장협의회는 허 의장의 글이 경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허 의장을 항의 방문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또한 논평을 내고 “인천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 의장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수위를 넘어선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허식 의장은 인천경찰 직장협의회 회장단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적절하지 못한 행동으로 일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관들에게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앞으로 인천시의회 의장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경찰관의 복지 향상, 근무 여건 개선 등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처음은 실수라지만, 계속되는 말들

허식 의장의 한번 시작된 막말은 끝나지 않고 계속됐다.

SNS 등 온라인상에서만 이뤄졌던 불편한 언행이 공식적인 자리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10월31일 허 의장은 인천시교육청 주관행사에서 교육계를 향해 “공산주의를 교묘히 교육시키고 있다”고 발언하며 물의를 빚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허 의장이 행사 취지와 맞지 않는 편향된 발언으로 논란을 자처했다며 규탄 목소리가 이어졌다.

허 의장은 두 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또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해 12월20일 중구 인천항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 플랜 대시민 보고회 축사에서 미추홀구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허 의장은 “지난주에 기자를 한 분 만났다. 자기는 청라 살다가 미추홀구로 이사 왔는데 두 가지 면에서 다시 청라나 송도로 가야겠다고 했다”며 “첫째는 애들이 초등학생인데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 청라에선 그런 걸 못 봤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허 의장은 “미추홀구를 비하할 뜻은 전혀 없었다”며 “제 발언으로 불쾌했다면 죄송하다”고 밝혔다.

 

▲시민 대표하는 '의장', 걸맞은 무게감

'의장'은 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그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자리에 맞는 행동과 말은 당연히 수반돼야 한다.

김민배 인하대 명예교수는 “개인적으로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공직을 맡은 사람이라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나 의원직은 주민을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표현하고 싶어도 다 할 수 없고, 특히나 공개된 자리라면 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인권침해나, 역사, 가치관 등 질서에 반하는 행위는 공인이 하면 안 된다”라며 “공인이라면 오히려 그것을 바로잡아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도 “의장이라는 위치는 정치적 중립성을 보여야 한다”라며 “가볍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기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한 것과 같이 당 차원에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진·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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