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멀어진다는 것은 
내가 더 가까워진다는 
이상한 법칙이 있나 봐 
종점
젊을 때 분당선 일산선 신도시 
참 멀게만 느껴졌었어 
세월이 들어 그 종점보다 
가깝기를 바라는 신세가 되었어 
가끔 죽전행 종점에서 
긴 여행 끝에 머뭇거리는 이들
위해 종점이라고 얘기해 주곤 해 
내려서 다음 차를 타라고 
지금은 수인 분당선 
멀어진 만큼 나 또한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 
종점 
수많은 이들이 몰려선 탓이겠지
그러면서도 씁쓸해지는 기분 
종점이자 시작점이 되어 그러나 
내 인생의 종점 또한 
그러지 않을까 싶은 그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