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사서 교사 '협력 수업'…독서가 즐거운 학교로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 교육·교과 접목 명화 감상 수업
도서관 파본 책 업사이클 팝업북 제작

[성남 보평고등학교]
인문계 학생 대상 심화 국어 연계 수업
책 훑어 읽기 등 책 읽는 방법 습득 도와
삶의 지평

독서협력 수업은 학교도서관의 자원(인력, 시설, 자료)을 기반으로 교과 교사와 사서 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을 뜻한다.

교과 교사는 교과 내용에 대한 지도와 평가가 이뤄진다면 사서 교사는 수업에 적합한 자료 탐색과 추천, 자료 구매, 관리, 학습자료 제작 지원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보다 질 높은 수업을 제공할 수 있다. 사서 교사의 정보 활용 교육을 바탕으로 특정 주제를 포함하는 학교 도서관 협력 수업 확장, 조사, 탐구학습, 독서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다.

▲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협력수업을 진행한 염광미(왼쪽), 이은숙 교사가 독서협력수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협력수업을 진행한 염광미(왼쪽), 이은숙 교사가 독서협력수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이원근기자

▲화성 서경초등학교

서경초등학교는 1학기에 독서교육과 교과과목을 접목한 명화 감상 수업을 진행했다. 미디어에 의지하지 않고 실물을 두고 수업을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학교 예산을 활용해 명화들을 구입, 전시한 뒤 학생들이 쉽게 명화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협력수업 진행 모습. 학생들이 명화에 대한 자료수집을 하고 있다.
▲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협력수업 진행 모습. 학생들이 명화에 대한 자료수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서경초등학교

학생들은 자유롭게 명화를 관람한 뒤 이 중에서 3개 작품에 대해서 조사했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명화집을 토대로 그림을 배정한 후 미술 작품과 미술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인터넷 검색과 명화집을 통해 이뤄졌다. 인터넷 조사는 일반적인 검색이 아니라 도서관 컴퓨터를 통해 미술백과 사이트를 통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깊이 있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조사가 끝나면 학생들이 맡은 작품을 보고 상상하며 글 쓰는 활동도 진행했다. 도서관에서 파본 된 책들을 통해 업사이클 팝업북도 제작했다. 완성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자신의 선택하고 만든 작품에 대한 도슨트 활동도 이뤄졌다.

▲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협력수업 당시 학생들이 만든 팝업북 모습./사진제공=서경초등학교
▲ 화성 서경초등학교 독서협력수업 당시 학생들이 만든 팝업북 모습./사진제공=서경초등학교

이은순 교사는 “활동이 끝난 뒤에는 명화 밑에 작품들을 전시해서 다른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며 “전시됐다는 것이 뿌듯하고 구경하는 것도 학습적 효과가 있어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교사는 “팝업북 제작할 때 각종 자료를 염광미 사서 교사가 많이 준비를 해주셔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수업을 위해 교과 교사와 사서 교사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염광미 사서 교사는 “독서협력수업이 총 5차시로 진행된다면 2, 3차시는 사서 교사가 탐구정보학습을 하고 교과 교사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이후 4, 5차시에서 수업을 정리할 때는 사서 교사가 교과 교사를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며 “독서협력수업이 이뤄지면 학생들의 문해력이나 정보 활용능력, 자기주도학습력 등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 보평고등학교

보평고는 2학기에 인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협력 수업이 진행됐다. 협력수업은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고등학생들에게 독서 수업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삶의 영향을 끼치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는 김윤형 교사의 의견이 모여 진행됐다.

▲ 성남 보평고등학교 학생들이 독서협력수업 중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 모습.
▲ 성남 보평고등학교 학생들이 독서협력수업 중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보평고등학교

보평고 독서협력수업은 심화 국어와 연계됐다. 지필 평가가 반영되지 않는 과목이어서 보다 밀도 있게 협력 수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유네스코 회원 학교인 보평고의 특성을 살려 세계시민교육 안에서 살펴볼 수 있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한국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과제로 정했다. 한국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이 수업의 최종 목표였다. 수업은 총 10차시로 구성됐다.

성남 보평고 학생들이 독서협력수업에서 신문자료를 찾아보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보평고등학교

학생들은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아픔이 길이 되려면' 등과 같은 책을 읽고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탐구했다. 이은주 사서교사는 “다른 교육과정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환경 문제는 배제했다”면서 “세계평화, 성교육, 난민 등 주제로 모둠 수업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조성'이라는 주제를 선정한 학생들은 국내에서 발생한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등을 살펴보면서 반복되는 건물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건축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건축법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서, 안전에 대한 건축법 개정안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에 착안했다. 학생들은 건축법이 개정되면 법 적용을 받지 않는 기존 건축물에 대해 보강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서현역 칼부림 사건, 수내교 붕괴 사고 등 성남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도 수업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계해 나의 삶과 연결된 지점을 찾아갔다.

▲ 성남 보평고등학교 학생들이 독서협력수업 중 주제선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보평고등학교
▲ 성남 보평고등학교 학생들이 독서협력수업 중 주제선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보평고등학교

이 교사는 “학생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 보장, 빈곤층 감소에 대해서도 유심히 살펴봤다”며 “특히 신문지면을 보면서 정보를 검색했는데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이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기존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모둠별 수업을 진행되니 학생들의 집중력도 높았다”며 “비문학 책들을 읽으면서 훑어 읽기, 목차와 서문 읽기 등 책 읽기 방법을 알게 되고 신뢰성 있는 정보원들을 판단하는 시각도 좋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서협력수업의 교과 교사와 사서 교사의 협력이 없으면 진행하기 어렵다. 보평고 독서협력수업은 매 수업 교과 교사와 사서 교사가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수업을 진행해갔다. 교과 교사는 정보원에 대해서, 사서 교사는 학생들의 면면에 대한 정보를 함께 나누면서 효과적인 수업 방식과 내용을 고민했다.

이 교사는 “평소 독서 모임을 통해서 유대감이 형성돼 있었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함께 얘기하다 보니 수업을 준비하면서 방학 때도 계속 만났다”며 “내년에는 사회탐구 과목이나 국어, 영어 과목들과 협력 수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근 기자 lwg11@incheonilbo.com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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