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국수'로 알려진 면 음식은 국가별로 여러 형태로 개발돼 왔다. 세계 많은 문화권에서 인기를 끄는 국수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기원전 4000년쯤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얘기가 통설이다. 밀이나 쌀로 만든 반죽을 가느다랗게 뽑은 후 말려서 내놓는다. 국수는 한국·일본·베트남·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 퍼진 후 유럽으로 넘어가 이탈리안 파스타를 낳을 만큼 세력을 넓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밀·쌀·메밀 등을 써서 면을 만든다. (칼)국수와 냉면이 대표적이다. 이들 재료 외에 고구마나 칡 등을 이용해 면을 뽑기도 한다. 조리 방법도 매우 다채롭다. 볶음·비빔·국물 등으로 맛을 낸다. 여기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면은 좀 특별하다. 수출 효자 품목으로서, 세계인이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꼽힌다.
인천은 이런 면 요리에서 아주 특별하다. 국내 짜장면과 쫄면 발상지여서 더 그렇다. 짜장면의 경우 1912년 차이나타운 내 공화춘에서 처음 개발했다. 인천항 노동자 등 이곳을 자주 찾는 이들이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쫄면도 1970년대 초 인천에서 등장했다. 다른 면류보다 역사는 짧아도, 입맛을 사로잡는 쫄깃한 면발과 매콤새콤한 양념이 그만이다. 한 제면공장(중구 경동)에서 면을 뽑는 사출기 구멍을 잘못 끼워 실수로 나온 굵은 면발이 쫄면의 시초다. 냉면도 인천에서 빼놓을 수 없겠다. 개항(1883년) 후 전국 팔도에서 인천으로 몰려든 이들에게 냉면은 시원한 별미였다. 인천에서 서울로 자전거를 타고 냉면 배달을 갈 만큼, 그 맛을 자랑했다. 이젠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이 맥을 잇고 있다.
중구는 이들 면 음식의 '역사'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복합문화시설을 지었다. 구는 2021년 7월 93억여원을 투입해 지상 3층·지하 2층 규모의 '누들플랫폼'(관동 2가)을 개관했다. 짜장면·쫄면·세숫대야 냉면 등의 면 요리 전시와 제작 체험 공간 등을 갖췄다. 그런데 이 시설이 운영난에 허덕여 안쓰럽기만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한 데다 즐길 거리 등도 부족해 관광객을 끌지 못한다고 한다. 지난해 1년간 누들플랫폼을 찾은 이는 주말(7782명)과 평일(3603명)을 통틀어 모두 1만1385명에 그쳤다.
거액을 들여 건립한 누들플랫폼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주변 상인들과 협의해 직접 면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어떨까 싶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야 함은 물론이다. 아무튼 돌파구를 찾아 인천의 면 요리를 전국에 알릴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리길 바란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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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던지 민간에 임대해서 맛난 면이나 더 뽑아 장사하는데라도 사용하게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