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까지 44명 사망
전년도 40명 이미 넘어서
법 조사대상은 16건 불과
50인 미만 사업장 내년 적용
실제사고 줄도록 대책 마련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을 향해 가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 수가 법 시행 전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17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천지역 노동 현장에서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총 44명으로 집계됐다.
11개월간 사망자 수임에도 이는 전년도(2021년) 전체 업무상 사고 사망자 40명을 넘어선 수치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산재 사망자가 줄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간 것이다. 2021년 1월26일 제정된 이 법은 1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해 1월27일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부터 노동계 비판에 부딪혔다. 상시 노동자 50명 미만 사업장과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건설업 사업장은 2024년 1월27일부터 법 적용을 받는다는 법 조항 때문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인천지역 산재 사망자 10명 중 8명은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수사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산재 사망자가 생겨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44명이 일하다 목숨을 잃었지만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조사 대상이 된 사건은 16건에 불과했다.
중부노동청은 이 중 ▲남동구 고잔동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 끼임 사망 사건 ▲중구 을왕리 이주 노동자 거푸집 충돌 사망 사건 ▲서구 가좌동 동화기업 끼임 사망 사건 등 3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민주노총은 최근 성명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중대재해 감축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제대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법 적용 확대를 앞둔 만큼 법을 강화하는 등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노동청 관계자는 “사건 현장 책임자를 처벌하기는 쉽지만 현장에 없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대표이사까지 처벌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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