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TV쇼 출연이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과 전혀 다른 도지코인의 가격 급상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TV쇼가 시작하기 전인 9일 오전 11시 기준 도지코인의 가격은 800원에 형성돼있다. 전날 신고점(889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도지코인은 업비트 기준 1개월간 886.3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으로 만든 가상화폐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유명한 일본 시바견을 이 화폐의 심볼로 채택했다. 이름도 개를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따와 만든 것이다. 개수가 제한된 비트코인과 다르게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어서 희소성이 없다는 단점도 있다.

최근 도지코인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데에는 머스크의 영향이 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서 가상화폐를 언급하고, 실제로 본인도 개인과 회사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등 가상화폐의 열렬한 지지자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9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설명란에 #bitcoin이라는 단어를 올리고, 2월 2일 음성 SNS ‘클럽하우스’에서 비트코인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2월 4일 영화 ‘라이온킹’의 장면에 자신의 얼굴과 도지코인의 심볼인 시바견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머스크가 트윗할 때마다 언급된 가상화폐들은 가격이 급등했다. 심지어 2월 20일에 올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는 트윗에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머스크는 본인의 트위터에 “The Dogefather(도지 아빠)”라고 말하며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쇼 ‘Saturday Night Live’(SNL)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꾸준히 도지코인을 언급했던 머스크는 이번 방송에서도 도지코인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대감에 도지코인의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방송이 시작한 뒤, 9일 오후 1시 30분께 도지코인의 가격은 675원으로 오전 대비 약 15% 정도 하락했다.

/김성열 인턴기자 kary033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