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흥초 학생들 차별 개선 목소리]
화장실·저상버스 확충 요구 포스터
직접 만들고 시청 신관 1층에 부착
▲ 지난 4일 장애인 차별 개선 포스터를 직접 인천시청 신관에 붙인 김수민(13), 박은찬(13), 홍서윤(13) 서흥초 학생들의 모습.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동료상담가가 활동에 함께 참여했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에 다니는 박은찬(13)·김수민(13)군과 홍서윤(13)양은 지난 4일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 신관 1층 내부에 저상버스·화장실 등 장애인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포스터를 직접 붙였다.

이는 4월 20일인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흥초 학생들이 직접 만든 전단물이다. 포스터 배경 색깔부터 문구·그림 모두 같은 반인 6학년 5반 친구들이 함께 제작에 참여했으며, 장애인 대표 공공 편의시설인 저상버스와 화장실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인천시가 운영을 지원하는 버스 가운데 모두의 접근성을 높이는 저상버스 도입률이 19.3%에 불과하다는 것과 함께 올 초 새로 개관한 시청 신관에 장애인화장실 설치를 촉구했다.

이날 현장엔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을 비롯해 장애인 당사자들도 학생들과 함께 했다.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서권일 동료상담가는 서흥초 친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평소 직장까지 20분 거리에 불과한데도 저상버스를 기다리느라 최소 30분 넘게 기다려야만 한다. 스스로 할 수 있음에도 장애인화장실이 없다는 이유로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며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는)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지켜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청 신관 1층 로비를 비롯해 엘리베이터, 측면 통로 앞 등 3곳에 포스터 9장을 함께 붙였다. 장애인화장실이 건물 내부에 없음을 알리는 1층 안내판 옆에도 포스터를 붙인 박군은 “우리 사회에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차별 문제에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뿌듯하다”며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저상버스와 같은 편의시설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김군은 “장애인은 물론이고 이주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차별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