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활약한 전자랜드 정효근과 차바위. 사진제공=KBL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18년 구단 역사를 마무리했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29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5차전 전주 KCC와 원정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지만 아쉽게 67대 75로 패했다.

이로써 2003년 8월 인천 SK 농구단을 인수하며 프로농구에 뛰어들어 18년 동안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던 전자랜드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8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2003-2004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한 전자랜드는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로 프로농구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자랜드는 창단 첫해 4강 진출을 시작으로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등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전자랜드는 최근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역대 팀 통산 16번 플레이오프에 나서 이 중 6번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전자랜드에게 이번 시즌은 더 가혹했지만 선수단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핵심 강상재는 입대했고 김지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CC로 이적해 팀 전력에 손실이 컸다.

더욱이 2020-2021시즌 시작을 앞둔 지난해 하반기 모기업이 농구단 운영 중단을 선언해 ‘시한부’ 상태로 코트에 서야했다.

하지만 전자랜드 선수단은 '내 인생의 모든 것'(All of My Life)을 시즌 슬로건으로 정하며 투지를 불태웠고, 시즌 내내 중상위권을 유지, 6강 플레이오프에 안착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 외에도 전자랜드는 자금 사정 때문에 프로농구 샐러리캡 전체 25억원의 60% 정도인 15억원만 사용하는 상황 속에서도 유도훈 감독의 지휘 아래 끝까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다만 전자랜드는 이번 시리즈까지 역대 플레이오프 5전 3승제 단기전에서 7차례 최종 5차전을 치러 결국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탈락한 점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2009년부터 팀을 이끈 유도훈 감독은 5차전 패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이 시간 이후로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우리 좋은 선수들이 앞으로도 계속 잘 이뤄져 나가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제가 여기 오래 있으면서 우승을 한 번도 못 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주신 전자랜드 회장님, 임직원 여러분께 농구인 한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인사했다.

한편, KBL은 전자랜드 농구단의 새 주인을 찾고자 올해 1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으며, 3월 초 마감된 인수 의향서 접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구단 매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