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아이들은 타인과의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데 사회성 결여 및 단절은 자폐아들의 가장 큰 이슈이기도 하다. 음악은 관계맺기에 있어서 매력적인 중재역할을 해줄 수 있는데 우선 음악이라는 도구 자체가 일반적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며 안전함과 신뢰를 형성시켜 주고 다양한 음악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동의 연관성을 형성해 주기 때문에 자폐아들도 스스럼없이 음악활동을 즐기며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 성향의 아이들이 음악치료를 받으면서 부정적 행동이 줄고 사회적 관계맺기가 향상될뿐더러, 음악이 긍정적 감정 반응을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된다고 한다.

자폐아들에게 치료사나 친구들과의 노래, 율동, 악기연주 같은 음악 만들기는 그 자체로 관계맺기가 성취되며 사회적 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일대 일 치료에서 음악치료사는 따라하기, 물어보고 대답하기처럼 일반적 관계맺기가 요구되는 음악적 상호작용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룹 치료에서 아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반응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으며, 악기를 옆 사람에게 건네기, 음악듣기, 생각을 나누기, 서로 인사하기, 그리고 악기를 서로 나누어 갖기 등을 하면서 사회성을 발전시킬 수 있다.

A양은 초등학교 5학년이며 자폐아이다. 특수교실과 일반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A양은 음악적 소질이 매우 뛰어나 새로운 가사나 멜로디를 빠르게 배웠고 가사의 내용대로 잘 따라했다. 일반교실 수업할 때 A양은 그룹의 일원이 되기를 진심으로 원했지만 친구들과의 거리두기에 대한 경계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줄을 설 때 특별히 예쁜 옷이나 액세서리를 한 친구들 옆에 서기 위해 줄 가운데로 끼어드는데 어떤 때는 도가 지나쳐서 다른 아이들의 머리 냄새를 맡거나 기대고 만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어디서 샀는지, 액세서리 이름이 무엇인지를 묻곤 해서 아이들에게 기피대상이 되었으며 이런 문제로 음악치료가 진행되었고 음악치료사는 A양에게 관계 맺는 기술을 가르치는 노래를 가르쳐주었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멜로디에 '친구를 찾아봐요, 먼저 눈을 보고, 친구를 찾아요, 자 이제 서로 눈을 보며 인사할까요'라는 가사를 넣어서 노래 부르며 친구에게 다가가기 전에 먼저 눈으로 인사하는 방법을 알게 해 주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A양은 그룹 안에서 규칙을 잘 지키며 적응하기 시작했다.

음악치료는 사회맺기를 위한 구조화된 음악놀이를 통해 자폐아들과 일반아이들의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맺기를 제공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 특히 율동을 포함한 그룹 음악치료는 적당한 개인적 공간을 갖고 적절한 사회적 터치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 자폐아들에게 앉거나 서 있을 때 친구들과 얼마나 간격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연습을 제공하여 일반아이들과의 사이에서 기피의 대상이 아닌 긍정적 유대감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윤정 음악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