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죽은 노동자를 추모하는 날이 있는 것을 아십니까?

해마다 4월 28일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를 추모하는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1993년 4월 10일 태국의 심슨 인형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납니다. 회사 측은 노동자들이 일당보다 비싼 인형을 훔쳐 갈까 봐 바깥에서 공장 문을 걸어 잠가, 노동자 188명이 닫힌 문 앞에서 불타 죽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제노동조합총연맹은 1996년 인행 공장 희생자와 그동안 전 세계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제정하게 됩니다.

 

산업재해는 저개발 국가에서만 일어나는 재해가 아닙니다.

2016년부터 2021년 3월까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노동자 4240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해마다 1000명 가까운 노동자가 일터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표 산업도시인 인천에서도 수많은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2020년 고용노동부의 '2018년 산업재해 발생 건수' 자료를 보면, 인천은 2018년 한 해에만 사망자가 나온 중대재해가 34개 사업체에서 발생해 노동자 3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인천의 중대재해 건수와 사망자는 서울(사업체 33개소 사망자 34명), 광주(23개소 34명), 부산(31개소 31명), 울산(10개소 12명) 등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정부는 산업재해로 인한 중대재해 건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사망자가 발생하는 중대재해는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업들은 오히려 산업재해를 숨기기에 급급합니다.

 

임종성 의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산업재해 은폐 적발 건수는 무려 4583건에 달합니다. 그런데 산업재해 은폐로 기소된 사업장은 지난 3년간 고작 11곳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분'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이 같은 솜방망이 처분으로 기업들의 산업재해 은폐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올해도 인천∙경기 지역 산재 사망사고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올해 3월까지 석 달 동안 인천∙경기 산재사망 노동자는 인천 16명, 경기 37명으로 모두 53명의 노동자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