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시가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11일 유치단을 발족하고 공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사진제공=파주시
▲ 파주시가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11일 유치단을 발족하고 공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가 요즘 뜨겁다.

지난해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실패를 경험한 파주시가 이제는 더는 실패를 할 수 없다는 각오와 당연성을 앞세워 지난해보다는 더욱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인다.

파주시는 올해 반드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과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 등 2개 공공기관을 유치해 경기 북부의 최대 산업도시로서 랜드마크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북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산업단지를 보유한 파주가 경과원과 제조업 혁신을 위한 협력사업을 발굴해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GH와는 산업·도시·주택·관광·물류 등 평화·남북 협력산업을 개발·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공공기관이 파주와 만나면 어떠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지 집중 조명해 봤다.

 

▲제조업체 4년 새 1.25배 증가 … 북부 중 근로자 가장 많아

파주는 경기도 북부에서 제조업의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된 산업도시다.

해마다 제조업체의 수가 증가해 현재 6075개소(2019년 기준)의 기업이 파주에 뿌리를 내려 LCD, 출판 등 국내 제조산업을 키워가고 있다. 실제 제조업체의 연평균 증가율은 5.8%로 북부 10개 시·군 중 1위다.

특히 전체 평균치 2.8%보다도 월등히 높다.

양질의 인적 자원이 확보돼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기업체 수 대비 근로자 수가 가장 많아 기업의 규모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근로자 수는 7만6913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포천 4만4549명보다 무려 3만2364명이 많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의 도시경쟁력 평가에서도 인적자원의 경쟁력 수준이 가장 높고, 인프라 부문과 산업경영효율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 북부권 내에서 산업단지 수도 가장 많다. 현재 산업단지는 총 15개로 558개 업체가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5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또 운정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며, 미군반환공여지에 6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산업단지의 규모는 더 커진다.

산업단지의 크기만큼이나 산·학·연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대학 및 교육기관도 다수 포진돼 있다.

이러한 파주에 경과원이 이전하면 그 위치 역시, 최고라는 게 파주시의 설명이다. 현재 경과원의 서부·남부·북부 권역센터의 위치를 고려할 때, 경기도 전역을 아우르면서도 센터가 부재한 요충지는 파주가 있는 북동부이기 때문이다.

 

▲ 경과원이 온다면…제조혁신, 일자리 창출도

무엇보다 경과원의 주 고객층인 중소기업들이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해 파주로 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주시 소재 중소기업 215개소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제조혁신을 위해 경과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84.4%(매우 필요 45%, 필요 39.4%)에 달했다.

이중 제조혁신을 위해 필요한 분야로 '중소기업 성장지원(39%)'이 가장 많았고, 이어 '중소기업 R&D 지원(30.3%)', '창업 및 벤처 지원(13.5%)', '수출 및 마케팅 지원(7.2%)', '4차 산업혁명 유도(4.4%)' 순으로 많았다.

이에 경과원의 우수한 사업과 파주시의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더한다면 제조혁신의 밑거름을 배양하고 기업과 R&D를 연계해 기업의 역량은 극대화될 수 있다.

파주시는 실제 경과원이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및 헬스 산업 육성분야를 비롯한 클러스터혁신 고도화, 4차 산업혁명 선도, 중소기업 성장지원 등 각각의 사업들이 파주시의 운정메디컬클러스터 조성, 운정테크노벨리 ICT산업, LCD클러스터 관련 기업동반성장 R&D 지원 등의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경과원 유치와 동시에 대외협력 전담팀을 구성해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남과 북을 잇는 파주만의 입지, 평화테크파크

특히 파주는 다른 지자체에서 갖지 못하는 지리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남과 북을 잇는 유일한 교통물류 중심지라는 것이다.

파주시가 지속해서 평화경제특구 지정에 매진하는 것 역시 향후 경과원, GH의 이전과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

평화경제특구 내에 조성되는 '경기도 평화테크파크'인 첨단산업 클러스터에 이들 공공기관이 관리해야 할 분야 중 하나인 산업단지가 유치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화테크파크는 '첨단산업단지'와 '연구개발교육단지', '개성공단연계단지' 등 3개의 단지로 조성돼 남북한 첨단기술협력을 통한 신기술을 주도할 계획이다.

개성공단이 북측의 노동력을 활용한 남북협력 산업단지라면, 평화테크파크는 첨단산업 중심의 한반도 평화경제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과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는 항구적 평화 유지와 지역경제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평화테크파크가 조성되면 4차 산업혁명 첨단산업 구축은 물론 남북 간 교류협력을 넘어 국제교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며, 약 9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평화경제특구의 ‘친환경 생태클러스터’ 조성으로 GH와 파주시가 도시재생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현재 파주는 주민중심의 도시재생 모델을 최초로 개발해 ‘마을살리기’ 등 대규모 도시재생 조직을 구축해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파주는 메디컬클러스터 조성사업, 운정테크노밸리 산업단지 조성, 파주희망프로젝트 추진, 통일동산지구 CJ ENM 콘텐츠월드 조성 등 다양한 도시주택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파주는 GH 유치를 통해 빠르게 유입되는 신혼부부 및 젊은 세대들의 주택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에 갇혀 지낸 70여년 … 파주만 공공기관 본점 없어

3차 공공기관 이전의 취지 역시 파주로는 당위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함이고,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과도한 규제, 불합리한 규제' 때문인 만큼, 그 규제를 가장 많이 받은 1등급 지역인 파주부터 발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파주시의 주장이다.

경기도의 31개 시·군 중 파주는 규제피해 정도가 가장 심한 1등급 지역이다.

현재 파주의 발전을 막는 규제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하나는 파주시 전체 면적(673.2㎢) 중 89.2%(600.5㎢)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군사 규제'다.

군사 규제는 건축물 신축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통제보호구역(159.3㎢)'과 모든 개발행위가 금지되는 '제한보호구역(441.2㎢)'으로 지정된다는 의미다. 또 공장을 짓는 행위가 제한되거나 대학신설 금지, 연수시설 제한 등 성장관리권역(673.2㎢)에 적용되는 '수도권 규제'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파평면, 적성면 등(4.81㎢)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공장, 숙박업, 음식점 등이 들어설 수 없는 '물·환경 규제'까지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파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과 성장이 억제돼 왔다.

또한 파주에는 경기도 및 중앙 공공기관 본점이 없다는 차별도 받아 왔다.

어쩌면 지금의 파주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행정인프라가 부족하고, 경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중 삼중 규제로 인해 GH 택지 개발을 포함한 각종 개발에서 파주시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에 파주시는 48만여명의 시민의 염원을 담아 경과원과 GH와 같은 공공기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시민 여론조사를 거쳐 파주시 유치 추진단을 꾸려 대내외 활동을 하고 있다.

시민들을 포함한 사회단체와 유관기관들도 유치 서명운동, 가두캠페인, 동영상 SNS 홍보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공기관 이전을 호소하고 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

 


 

[최종환 파주시장 인터뷰]

 

“공공기관 본점 유일하게 없어 ... 파주시민 이유 있는 행보”

 

 

 

최종환 파주시장은 “그만큼 파주 시민들 모두가 70여년 간 각종 규제로 인해 말 못할 설움을 느껴왔기 때문”이라며 “경기도의 공공기관 이전이 3차까지 온 것은 마치 그동안 파주만 공공기관 본점이 없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주는 경기도 군사시설 보호구역의 대부분인 규제 1등급 지역이다.

이 때문에 건축물 신축이나 증축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심하면 출입 자체가 제한된다.

파주는 이러한 보호구역(통제보호, 제한보호)이 전체 면적의 89.2%에 달한다.

최종환 시장은 “경기도는 서울보다 3.7배가 많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있고 그중에서 파주가 있는 북부지역이 전체 80%를 차지한다”면서 “특히 파주는 대부분이 보호구역이다보니 각종 개발에서 제외돼 성장이 억제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규제와 물·환경 규제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 및 공공기관 본점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가 파주라는 점에서도 파주는 추가적인 소외를 당한 지자체다”라며 “그런데도 파주는 그동안 많은 성장을 해왔다. 아마도 이러한 규제가 없었다면 더 큰 성장을 해왔을 것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파주를 찾는 제조업체와 근로자, 신혼부부와 젊은 세대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지난해 문산-서울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GTX-A가 개통될 예정이며, 메디컬클러스터 조성과 많은 산업단지, 반환공여지개발 등 개발여건도 풍부한 지역”이라고 자랑했다.

파주시는 이번 공공기관 유치에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을 점 찍어뒀다. 파주의 잠재된 자연환경과 성장하는 제조업 등 산업단지 발전 가능성, 시의 중점 추진 계획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